이 기사는 2018년 05월 08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의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 인수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1년 반 이상 오랜 협상 끝에 금액이 확정되고, 주식매매계약(SPA)도 체결됐으니 이제 남아있는 거래 조건들에 대한 조율만 끝나면 잔금 납입 등 최종 인수가 마무리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 연말 전에는 모든 거래가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LG전자에게 ZKW 인수는 여러 면에서 의미있는 딜이다.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거래 규모도 상당하지만 그 동안 M&A를 통한 사세 확장 전략을 극도로 꺼려왔던 LG전자의 '발톱'을 보여준 무척이나 생소한 사례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인수 이후다. 조단위 메가딜의 주인공이 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으나 거래 성사에 도취되거나 고무되기 보다는 ZKW와의 시너지를 통해 궁극적으로 LG전자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앞으로의 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LG전자의 M&A 시계는 지난 1995년에 멈춰있다. 20여년전 미국 TV업체인 제니스를 약 5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M&A 행보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PMI(인수후 통합) 작업이나 새 식구가 된 자회사의 관리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물론 LG전자가 ZKW 인수후 곧바로 경영에 관여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납품사와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부품사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LG전자가 새 주인이 됐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PMI에 나선다면 자동차 부품회사인 ZKW가 오랜 기간 고객들과 다져온 관계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도 ZKW 인수 이후 당분간 경영 간섭을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전자는 최근 진행된 컨퍼런스 콜을 통해 "ZKW가 갖고있는 기존 고객과의 네트워크를 존중한다"며 "현재 (기존 경영진의) 방침을 상당기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해 독자 경영에 무게를 뒀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의 특수성 탓에 M&A가 유명무실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있다. 피인수된 자회사가 관행과 전문성을 이유로 대주주의 정책이나 통제를 따르지 않고, 심지어 흡수되기를 거부하면서 남남처럼 각자의 길을 걷게됐던 M&A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목격됐었다.
결국 오랜 세월 M&A에 침묵했던 LG전자에게 필요한 것은 세심한 접근법이다. 새 주인으로서 맹목적인 PMI를 강요해서도 안되겠지만 반대로 ZKW에 지나치게 독립성을 보장해 준다면 단순히 주주로만 머무를 수 있다. 20년만에 성사된 LG전자 M&A는 끝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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