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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업계, 베트남 진출 성공하려면 [thebell note]

최필우 기자공개 2018-06-01 10:35:55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8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 투자 열기가 뜨겁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 설정된 베트남 주식형펀드는 연초후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끌어 모았다. 최근 3개월을 놓고 보면 3460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기간 베트남 주식형펀드가 평균 수익률 -10.64%를 기록하는 등 조정기를 거쳤음에도 저점 매수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들이 더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열기를 반영하듯 국내 자산운용사의 베트남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지난해 하반기 호치민에 사무소를 열고 현지 기업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다. 이어 시몬느자산운용, 아샘자산운용이 사무소를 열고 인력 보강 중에 있다. 공모펀드 운용사 중에서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내달 오픈을 앞두고 있다.

운용사의 베트남 진출이 줄을 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2007년 수많은 국내 운용사가 호치민에 사무소를 냈다. 하지만 대다수 운용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VN지수 폭락과 펀드 수익률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발을 빼야 했다.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보면 최근 베트남 시장에 발을 내딛은 모든 운용사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세대 베트남 진출 운용사 중 성공적이라 평가받는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피데스자산운용 정도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운용규모 1조원(언헤지형, 연금펀드 포함)이 넘는 메가펀드로 등극시켰다. 피데스자산운용은 베트남 공모주 투자를 주력으로 삼아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다.

두 운용사 역시 현지에서 손실과 적자를 감내하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5년 만기 폐쇄형 베트남펀드가 수익률 -32%를 기록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투자자를 모아놓고 수익률에 대해 사과한 뒤 운용보수 없이 펀드를 연장 운용하기로 했다. 피데스자산운용은 2007년 베트남에 사무소를 내고 6년 동안 단 한 건의 투자도 유치하지 못했다. 중소형사 입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해외 사무소의 존재는 큰 부담이었다고 한다. 다른 무엇보다 이같은 시간을 견뎌낸 인내심이 베트남 진출 성공 요인이었다고 두 운용사 관계자는 입을 모은다.

2세대 베트남 진출 운용사는 또 다른 종류의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베트남 주식형펀드 시장은 신규 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베트남 메자닌 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성공적인 투자 건은 아직 손에 꼽힌다. 발행사와의 기싸움도 녹록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흥국인 베트남 증시가 또 한번 위기를 겪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많은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이 기회의 땅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단기간에 설정액 2조 6000억원을 돌파한 코스닥벤처펀드의 등장으로 국내 메자닌과 공모주 시장은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베트남 진출에 성공하는 운용사는 과도한 경쟁을 피하면서 상품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위기를 견딜 인내심과 기존 베트남 투자상품과의 차별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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