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늦춰진 자산 현금화 속도 [백화점 경영진단]③면세업 확장 딜레마?…매입채무 증가 등 재무부담도 늘어
노아름 기자공개 2018-06-11 07:59:00
[편집자주]
물건과 공간을 파는 백화점은 쇼핑의 전통을 다지고 유통의 역사를 새롭게 써왔다. 소비심리 탄력성이 큰 업황 특성상 백화점의 시장 규모는 수년째 20조원 대를 맴돌고 있다. 어느새 기대도 우려도 없는 상황에 놓인 백화점은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을까. 최근 수년 사이 백화점의 사업구조 변화를 짚어보고 신사업 추진 현황, 성장동력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5일 08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갤러리아가 직매입한 상품을 제 때 판매하지 못한 채 재고자산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업 진출 이후 직매입한 재고를 비축한 데 따른 결과다. 매입채무와 미지급금 등 채무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 영업활동에 따른 재무부담이 소폭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연결기준 최근 3개년(2014~2017년) 연속 5회전을 밑도는 재고자산회전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경쟁사의 최고치 롯데쇼핑(6.3회), 현대백화점(5.3회)를 근소하게 밑도는 수치로 한화갤러리아가 악성재고 위험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고는 패션업을 비롯한 유통업계서 반응생산(소비자 주문에 따라 생산량 조절) 등을 통해 총량을 관리해오는 자산으로 꼽힌다. 재고는 기업이 일정 수준을 확보해야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따라서 시즌별 유행제품과 유통기한이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업종에선 소진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주요 관리역량으로 여겨진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재고부담을 최소화하는 형태의 사업구조를 지속했다. 이는 도소매와 임대업을 주된 사입으로 삼는 백화점업 특성에 따른다. 다만 한화갤러리아가 면세 사업을 시작한 2014년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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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갤러리아는 4곳의 백화점을 한화갤러리아 법인에서 관리하고 나머지 1곳의 백화점과 시내면세점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법인에서 운영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타임월드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한화갤러리아 법인의 연결기준 재고상황을 살펴보면 갤러리아는 면세업으로의 사업확장 이후 회전율이 감소, 자산이 현금화 되는 속도가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갤러리아는 2014년 6월 제주공항 면세점을 시작으로 2015년 12월 서울 시내면세점(갤러리아면세점63)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의 회전속도 또한 둔화됐다. 비교적 단촐한 사업을 이어오던 2010년~2012년 회전일수는 6회를 넘겼지만 면세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5년 이후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개별법인만 떼어놓고 봤을 때도 두드러진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경우 17.2회(2010년)에 달했던 회전율이 최근 들어 4회대로 떨어진 것.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13년 이전까지는 줄곧 14회전을 웃돌 정도로 상품을 창고에 쌓일 새가 없이 곧바로 판매했다. 다만 면세판매용 상품을 재고자산으로 보유한 이후부터는 회전율이 8.7회(2014년)→2015년(3.8회) 등으로 급감했다.
최근 면세상품 재고가 백화점을 뛰어넘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지난 2016년 한화갤러리아의 면세품 상품재고자산(324억원)은 백화점 재고(299억원)를 넘어섰다. 시내면세점(1곳)에 비해 백화점(5곳)의 사업장이 갯수와 영업면적이 더 넓지만 백화점보다 면세점 매장과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가 최근들어 더욱 많아졌다는 의미다.
외상으로 사들이는 매입채무 또한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한화갤러리아의 매입채무는 지난해 연말 기준 3214억원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다. 지급을 앞둔 외상거래가 소폭 증가해 운전자본에 영향을 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품구성(MD)을 개편하는 과정서 일시적으로 백화점 및 면세업체의 재고자산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라면서도 "다만 운전자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고를 유동적으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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