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 벤처기업 투자 관심...핵심은 절세 3000만원 이하 100% 소득공제
최필우 기자공개 2018-06-18 08:00:36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2일 11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액자산가들의 벤처기업 투자 열기가 뜨겁다. 신탁 또는 투자조합 형태로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하면 최소 3000만원에 해당하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 상품은 고위험 자산으로 인식되는 게 보통이지만 늘어난 절세 혜택에 주목한 자산가들의 자금이 심심찮게 몰려들고 있다는 게 프라이빗뱅커(PB)들의 전언이다.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 롯데월드타워 WM센터는 지난주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벤처기업 투자 목적의 신탁 자금 100억원을 끌어 모았다. 최소가입금액은 3억원이었다. 이 센터가 특정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신탁 자금을 모집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에 모집된 자금은 바이오 기업 ABL바이오의 유상증자 물량에 투자하는 데 사용됐다. ABL바이오는 최근 구주주 대상 270억원, 신주 발행 7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하나금융투자 신탁은 이중 보통주 신주에 100억원 규모로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 1년 동안 ABL바이오의 기업가치가 5~6배 가량 높아졌음에도 자산가들의 투자 문의가 줄을 이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도 최근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조합 자금 100억원을 모집했다. 신한PWM센터 중 관리자산 규모가 가장 큰 강남프리빌리지센터에서 5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개인투자조합은 가상현실(VR) 콘텐츠 기업 스코넥 엔터테인먼트의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스코넥은 VR 게임 콘텐츠 개발을 주력으로 삼고 있고 의료, 쇼핑, 교육 등 산업군별 맞춤형 VR 콘텐츠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이밖에 미래에셋대우는 강남권 PB센터를 중심으로 계열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의 벤처투자조합에 신탁 자금을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스센터 역시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벤처기업 투자 상품을 발굴하고 있다.
이처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신탁에 돈이 몰리는 배경에는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벤처기업 또는 창업 3년 이내인 기술평가 우수기업에 투자하면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투자 금액 3000만원 이하는 100%, 3000~5000만원은 70%, 5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30% 비율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혜택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1500만원 이하 100%, 500~5000만원은 50%, 5000만원 초과 금액은 30% 씩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소득공제 혜택이 확대되면서 고액자산가들이 벤처기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처기업 투자 상품의 경우 고위험 자산군으로 분류돼 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소득공제 효과로 손실을 어느정도 만회할 수 있다는 심리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벤처기업 투자 신탁의 경우 최소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3000만원 이상의 소득공제가 가능해 손실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상장 기대감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득공제 혜택을 통해 손실을 어느정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이 벤처기업 투자 상품이 인기를 끈 요인으로 보인다"며 "개별 벤처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소득공제 혜택에 초점을 맞춘 신탁 또는 벤처조합을 다수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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