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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HT, 車 부품 불황에도 투자 늘리는 까닭 6년째 적자 모회사 금호전기 '구원투수'…루미마이크로 매각 뒤 LED 경쟁력 개선

방글아 기자공개 2018-09-03 08:37:24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1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량용 조명부품 제조사 금호에이치티(HT)가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사드보복 직격탄을 맞은 중국 사업을 추스르고, LED 위주로 재편돼 가는 조명 시장에서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만회성 처방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모회사 금호전기가 6년째 적자를 내면서 제기된 금호HT 매각설을 일축하기 위한 의도도 고려된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HT가 투자 목적으로 매입한 금호전기 부동산으로 인해 금호전기 유동성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 박명구 금호전기그룹 회장은 '박명구→금호전기→금호H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강화 중이다.

금호HT가 모회사 금호전기의 부동산을 235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잔금납입까지 최종 마무리 지었다고 지난 30일 공시했다. 앞서 중국 소재 100% 자회사 톈진금호HT에 204억660만원을 출자한 투자 사실을 공시한지 16일만이다.

금호HT는 관련 투자에 대해 각각 '조립라인 및 물류창고 외 사업다각화', '신규 아이템 양산에 따른 설비투자 및 운영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차 부품업계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가운데 내려진 과감한 투자 결정인 셈이다.

그런데 관련 투자들은 그룹 차원의 만회 성격이 짙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금호HT는 금호전기그룹 내 대표적인 알짜 계열사로 꼽히지만, 최근 백열전구에서 LED 중심으로 재편돼 가는 자동차 조명 시장에서 LED 제품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룹 핵심 사업회사인 금호전기는 유동성 위기를 맞고 앞서 전 매출이 LED로 구성된 루미마이크로 지분(38.19%)을 전량 매각했다.

금호에이치티 사업부문별 시장점유율

금호HT의 수익은 LED모듈과 백열전구 사업부문 등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백열전구 사업에선 시장점유율이 97%에 이르는 데 반해 LED 모듈은 25%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LED모듈 제조에 쓰이는 LED 원재료를 외부에서 고가에 조달해 오는 생산구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LED 제품은 차량용 LED 사업자인 금호HT가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주효한 매출원이다. LED의 중요성은 지난해 금호HT가 사드 직격탄을 맞으면서 특히 부각됐다. 차량용 LED는 높은 부품 단가와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중국 업체가 진출하기엔 진입장벽이 높아 대표적인 '차이나 프리(China Free)' 시장으로 꼽힌다. 현재 관련 세계 시장은 독일계 헬라 외 유럽 소재 업체들과 일본 업체들이 70 대 30 수준으로 양분하고 있다.

금호HT가 사드 악재에서 회복 중인 현재 관련 투자 확대에 나선 것도 이러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지난달 중국 자회사 증자 목적으로 진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 발행이 흥행하자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달 9일부터 이틀에 걸쳐 금호HT가 모집한 250억원 규모의 만기이자율 3% 청약은 1조7813억원이 몰리면서 최종 경쟁률이 74.25대 1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30일 최종 완료한 금호전기의 토지·건물 매입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금호HT가 모회사의 재무 부담을 일부 떠안은 고육책 성격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전기가 2012년이래 적자로 허덕이자 증권가에서는 루미마이크로 매각에 이어 금호HT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금호전기는 루미마이크로 매각 이후에도 지난 상반기 별도 기준 유동자산이 787억4268만원에 유동부채가 996억5626만원으로 유동성 압박이 꽤 높은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명구 금호전기그룹 회장과 금호전기는 금호HT의 주식을 꾸준히 매수 중이다. 이는 최근 금호HT의 금호전기 부동산 매입과 함께 금호HT 매각설에 선을 그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금호전기는 올 들어 금호HT 주식 1만3300주를 매입했고 박 회장은 같은 기간 1702주를 매입했다.

금호HT 관계자는 금호전기 부동산 매입 관련해 "본사가 전라도에 있다 보니 수도권 소재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긴급물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계속 검토해오던 것을 진행한 것"이라며 "(매각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추측성 내용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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