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요청 '현대차 A/S 부품사업' 가능할까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車업계 "비현실적 제안", 주가 상승 등 실리챙기기 속셈
김현동 기자공개 2018-09-10 08:24:03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7일 13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현대모비스의 A/S사업부를 떼내 현대자동차와 합치라고 요구하면서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리엇의 제안은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모비스를 '한국의 보쉬'로 키우겠다고 한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그렇지만 업계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부품 정비 등의 A/S 사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실현가능성이 없는 제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 8월14일 현대차에 보낸 서한에서 현대모비스의 A/S사업부를 현대차에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모비스에서 A/S 사업부를 떼낸 후에 모비스와 글로비스를 합병하는 안까지 제시했다.
엘리엇의 요구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3월28일 발표했던 지배구조 개편안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궤를 달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1차 지배구조 개편안은 모비스의 국내 모듈 및 A/S부품 부문을 글로비스에 넘기는 형태였다. 사업구조 개편을 기초로 분할비율과 합병비율이 정해졌고, 정몽구-정의선 부자는 통합글로비스 지분을 처분하고 존속 모비스 지분을 확대해서 '정몽구·정의선→모비스→현대차→기아차'의 지배회사 체제를 완성하는 구도였다.
엘리엇은 모듈 및 국내 A/S부품 부문을 글로비스에게 넘기는 것과 함께 분할합병 비율이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게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모비스와 현대차를 합병한 뒤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삼각합병안을 요구했다.
1차 지배구조 개편안이 무산된 상황에서 나온 엘리엇의 요구는 모비스의 A/S부품 부문을 글로비스가 아닌 현대차에 넘기라는 것이 핵심이다. 모비스에서 A/S부품 부문을 떼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가 확인된 상황에서 실리를 챙기려는 계산에서 나온 요구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이 살길은 ICT회사 보다 더 ICT 회사답게 변화하는데 있다"면서 "그룹사 중에 이 역할을 주도할 할 곳은 모비스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모비스는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미래차 분야에서 핵심기술을 선도해 나가는 회사로 혁신을 거듭할 것이다. 독일 보쉬에 비견되는 회사로 성장해 전체 그룹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은 특히 현대차에 보낸 서한에서 현대차 지분을 약 3%를 갖고 있다고 명시했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모비스를 ICT회사로 바꿀 생각이고, 그 일환으로 모비스의 알짜 사업부문인 A/S부품 부문을 정리하겠다면 자신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차로 넘기라는 속셈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모비스의 사업부문별 사업 현황을 보면 올 상반기 말 현재 모듈 및 부품제조 부문의 영업이익은 1132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11.5%인 데 비해 A/S용 부품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8558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87.2%에 이른다.
엘리엇의 요구에 대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가 A/S용 부품 사업까지 한다는 것은 자동차 업계의 현실을 모르는 요구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가 A/S용 부품 사업을 한다고 하면 어떤 자동차 업체가 현대기아차의 A/S용 부품을 사용하겠느냐"면서 "엘리엇의 요구는 전혀 현실성이 없어 단지 자본시장에 영향력을 미쳐서 주가를 흔들려는 속셈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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