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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익재단]외국계 생보사 사회공헌 스타트…효율성은 '글쎄'[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당기순이익 대비 기부금, 라이나·푸르덴셜에 뒤진 1.2%

조세훈 기자공개 2018-09-13 09:43:27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며 공익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학사업부터 사회복지사업, 의료·보건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고 기부금(출연금) 규모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공익법인이 설립 취지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실태를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더벨에서는 은행·보험·여전사 등이 설립시 출연하거나 최근 3년간 출연한 바 있는 공익법인 37곳(설립 1년 미만 제외)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2일 09: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외국계 생명보험사로서는 최초로 사회공헌 공익재단을 설립했다. 외국계 생보사들이 국내에서 돈만 벌고 사회공헌은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오던 시기다. 메트라이프는 2005년 35억5000만원을 출연해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을 세웠으며 현재까지 155억5000만원을 출연했다. 재단은 설립 이후 주요 목적 사업으로 금융건강, 자원봉사, 장애인 지원, 연구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 메트라이프의 앞선 사회공헌 활동은 같은 외국계 생보사인 푸르덴셜생명(2006년)과 라이나생명(2013년)이 각각 공익재단을 설립하도록 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눈여겨볼 점은 재단 재정안정성이 불안정하며 고유목적 사업 지출액도 증감을 반복한다는 점이다. 메트라이프는 지난 5년간 당기순이익의 1.2%인 52억5000만원을 재단에 출연했다. 라이나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같은 기간 각각 당기순이익의 2.1%(221억원)와 1.3%(100억원)를 기부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다. 더욱이 2012년과 2014년에는 공익재단 출연금이 전혀 없기도 했다. 반면 재단의 안정적인 수익은 매년 1억원 미만의 이자수익에 불과하다. 재단의 고유목적 사업 지출액도 불규칙하다. 재단의 총수입이 엇비슷하더라도 40% 적게 집행되는 해도 있었다. 일각에서 재단의 수익과 사회공헌활동 지출 비용이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재무평가 현황

◇재단 자산 늘어나는데 사회공헌지출은 횡보

재단의 총자산은 33억원이다. 눈여겨볼 점은 재단 자산은 증가 추세인데 반해 고유목적사업 지출액은 횡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트라이프는 2015년부터 13억5000만원을 재단에 출연하고 있다. 앞서 재단이 2012년, 2014년에 기부금을 전혀 받지 못해 운영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염두에 둔 조치다. 재단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기여하고 안정적인 재단 운영을 위해 매년 기부금을 출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 기부금이 안정적으로 출연되지만 공익목적사업 지출규모는 불규칙하게 집행되고 있다. 재단은 총수입이 동일함에도 2015년 8억4400만원, 2016년 6억8800만원, 2017년 11억54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는 동안 2년 사이 재단의 총자산은 1/4가량 늘었다. 여기에 출연금이 본연의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프로그램 비용 비율(목적사업비/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은 67.22%였다. 가이드스타가 제시한 66.7%보다는 조금 웃돌았지만 사회공헌 순수 지출액은 고유목적사업비의 2/3 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재단 순자산이 얼마나 공익목적으로 사용되는지 알 수 있는 공익목적 사용비율(당해 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전년 순자산)은 37.17%로 기준치(5% 이상)를 크게 웃돈다. 순자산의 3분의 1 이상이 공익사업에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공익목적 수입증가율(당해 고유목적사업 수입-전년 고유목적사업 수입/전년 고유목적사업 수입)은 마이너스 0.01%로 최고점 기준인 6%를 크게 밑돈다.

수익사업이 없다 보니 기부금 외 수익은 이자수익이 전부다. 지난해 이자수입은 4000만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운용소득의 적정금액 공익목적 사용금액[(운용수익×70%)-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을 산출해보면 마이너스 7억원이다. 이 수치가 0보다 작으면 운용수익 대비 더 많은 금액을 공익목적으로 충실히 쓰고 있는 것으로 본다.

정보공개 등 투명성은 미흡했다. 이사회 회의록은 재단 홈페이지에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재단 정관도 공개를 거부했다.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규모

◇금융계 인사 포진한 이사회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은 10일 메트라이프사장 교체와 함께 데미언 그린 이사장이 사임했다. 재단은 곧 이사회를 열어 송영록 메트라이프 신임 사장을 이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송 이사장의 공익활동을 도울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금융계 인사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앤드류 데니스 화이트 이사는 메트라이프 재단 회장이며 메트라이프 기업사회공헌 및 사회투자를 담당한 금융과 사회공헌 전문가다. 이영섭 이사는 전 삼일회계법인 컨설팅 파트너로 지난 25년간 금융전문기관의 회계 및 감사 업무를 진행해왔다.

곽태선 이사 역시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과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최근 공석이 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최고투자책임자(CIO)인 기금운용본부장에 유력 인사로 거론되기도 할만큼 국내 금융 전문가로 손꼽힌다. 특히 곽 이사는 재단이 설립되던 2005년부터 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곽태선 이사의 경우 재단의 핵심 사업인 금융포용 영역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 이사진으로 참여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상미 이사는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단의 지역사회 나눔활동을 담당하기 위해 선임됐다. 조 이사는 기업의 사회공헌 및 사회적기업을 주로 연구해 왔으며 한국의 기업사회공헌의 시초인 삼성사회봉사단 초기멤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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