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19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며 주주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최 위원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언급하면서 지배구조 관여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차기 CEO 선임을 비롯한 지배구조 이슈는 주가와 수익 증대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공적자금 회수와 직결된 문제여서 정부가 당연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최 위원장의 행보는 이광구 전 행장의 후임을 인선한 지난해 11월 입장과 달라진 것이다. 당시 그는 차기 행장 선임을 과점주주로 구성된 이사회 결정에 맡기겠다며 정부 개입에 선을 그었다.
물론 최 위원장은 구체적인 주주권 행사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이전과 달리 어떠한 방식으로든 회장 선임에 참여하겠다는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행장 선임과 지주 회장 선임은 무게감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정부는 우리은행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지배구조에 관여하지 않는 것은 자칫 배임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최대주주인 정부가 주주권 행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정부의 지배구조 관여를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과거 KB금융이나 이전 우리금융 사례를 비춰보면 정부가 회장으로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지배구조에 개입한 정황이 여러차례 포착됐다. 여기에 은행 지분을 쪼개어 팔면서 민간 자율경영을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는 점도 주주권 행사의 부담요인으로 지목된다.
우리은행 과점 주주 관계자는 "민영화 과정에서 경영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이제 와서 정부가 회장을 선임하는데 참여하겠다고 하면 주주들이 왜 큰 돈을 들여 지분을 매입했겠냐"며 "실제 정부 개입 논란 이후 친정부 성향의 인사들이 차기 회장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최 위원장의 18일 발언을 보면 어떤 경우든 특정한 사람에게 자리를 주려고 회장직 분리 등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누가 회장이 돼야 한다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취임한 이후 줄곧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지배구조는 금융소비자 중심의 투명한 경영문화 정착과 주주가치 극대화의 중요한 축이라는 판단에서다. 그 일환으로 CEO 선출절차의 투명화,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등을 추진하면서 적지 않은 마찰도 겪어야만 했다.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관여도 그가 강조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극대화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진행하길 바란다. 과거처럼 낙하산 인사 구태가 반복된다면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건전하고 투명한 경영문화 확립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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