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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비과세 해외펀드 과납 세금, 환급될까? 소송 지연에 환급 어려울 듯…최대 판매처는 미래에셋증권·국민은행

최은진 기자공개 2018-10-29 11:32:06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5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년 전 판매된 비과세 해외펀드에 대해 판매사들이 징수한 세금을 투자자들은 돌려받을 수 있을까. 판매사들은 현재 정부와 소송을 진행하며 환급에 대한 절차를 밟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소송이 언제 끝날지 미지수인데다 이미 10년 전 판매된 상품이기 때문에 환급액을 계산하기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과납된 세금을 환급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당시 해외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옛 미래에셋증권, 국민은행, 신한은행으로 집계됐다.

◇ 투자자 매매내역 및 환급 위한 접촉 과정 어려울 듯

은행·증권 등 판매사들이 세금을 잘못 징수한 대상은 지난 2007년 6월~2009년 12월까지 판매한 '비과세 해외펀드'다. 이 기간동안 판매된 해외펀드는 총 24조 5000억원. 은행이 13조 9300억원, 증권이 8조 4500억원, 보험이 2조 930억원 판매했다. 계좌수는 총 165만좌가 신설됐다. 판매사들은 주식에 대한 양도차익 외 배당과 환차익에 과세 처리를 했는데, 대법원이 환차익에 과세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면서 문제가 됐다.

환급이 필요한 금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현재로선 은행권의 경우 약 2000억원, 증권업권은 약 14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 금융사의 경우만 반영된 것으로, 실제로는 더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서는 투자자들에게 과납된 세금을 환급해 줄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해당 이슈가 세간에 알려지길 꺼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오래 전 발생한 일이라 환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업계가 환급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두가지다. 과거 데이타를 확보하고 재산정 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데이타 산정이 완료된다고 해도 과거 투자자들을 일일이 접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

우선 10년 전 판매한 상품인데다 각 계좌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기 때문에 데이타 확보가 쉽지 않다고 판매사들은 설명한다. 어떤 펀드에서 얼마의 환차익이 났고 과세된 부분이 어느정도인지, 또 어떤 투자자가 얼마의 과세를 냈는지 등을 전수조사 해야 한다. 개인이 펀드를 매매한 전체 과정을 모두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데이타 재산정 작업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지난 2012년 제기된 판매사와 정부의 소송도 좀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송이 마무리 돼야 환급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올 수 있을텐데 이 역시 기약하기 어렵다고 판매사들은 입을 모은다.

투자자들에게 환급해주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환급금을 입금해주기 위해서는 10년 전 투자자들을 찾아 접촉해야 한다. 그러나 계좌를 폐쇄했을 가능성 등이 있는만큼 이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결국 과납된 세금을 환급해주는 것이 유야무야 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정부 상대로 건 소송이 마무리 돼야 환급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올텐데 그런 것들이 하나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데이타 재산정하는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소송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데다 예전 투자자가 이민을 가거나 사망했을 경우도 있을 수 있어 환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투자자 원성 피하기 어려워…판매사는 '쉬쉬'

투자자 입장에선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납부한 것이지만 이를 알 길도 요원하다. 당시 글로벌 주식시장 폭락으로 대부분의 계좌가 마이너스 난 상황에서 내지 않아도 될 세금까지 낸 셈이라 투자자들의 원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세금 과납 대상이 된 상품이 판매된 지난 2007년의 경우 해외펀드 붐이 일어났을 때였다는 점도 문제다. 미래에셋 인사이트, 차이나솔로몬 펀드 등이 히트를 치며 너도나도 해외펀드 판매 대열에 합류했다. 펀드 구조나 세금 등을 잘 파악하지 못한 채 펀드 붐에 휩쓸려 가입한 투자자들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서 투자자들에게 환급해줘야 할 금액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대형 판매사들이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보다 더 많은 상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환급해줘야 할 세금과 투자자도 상대적으로 더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당시 해외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옛 미래에셋증권으로, 총 6조 5000억원 어치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부분인 4조 8000억원이 해외주식형 상품이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4조원, 3조원의 해외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펀드 붐이 일었던 상황이라 대형 판매사들 중심으로 환급 이슈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투자자가 한 두명도 아닌데 이를 일일이 접촉하고 계산한다는게 상당한 부담이 가는 일이기 때문에 업계 전반적으로 이 이슈가 크게 불거지지 않도록 쉬쉬하며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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