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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기준금리 인상 "득보다 실 많다" 고정금리 대출 확대 탓에 마진 상승폭 제한적, 저원가성예금 이탈·한계차주 발생 부담

김선규 기자공개 2018-12-03 11:37:24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금리를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 이익변동의 핵심요인이지만 그 영향은 예전에 비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자산을 확대되면서 마진 민감도(Margin sensitivity) 떨어졌고, 예대율 규제 탓에 조달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본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긴축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틀고 1년 만에 두 번째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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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 순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기준금리가 상승할 경우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변동하면서 예대금리 차이가 확대된다.

하지만 은행업계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금리 변동 영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가계부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마진은 0.04~0.05%포인트 개선됐지만 최근 고정금리 대출자산이 늘어나면서 마진 민감도(Margin sensitivity)도 0.02~0.03%포인트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예대율 규제로 예수금 확보 부담이 늘어난 탓도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생산적금융을 위한 금융권 자본규제 등 개편방안' 후속 조치로 예대율 가중치를 조정하고 이를 2020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국내 은행 예대율이 100%에 근접해 있고 기업대출에 비해 가계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예대율은 종전에 비해 평균 2.0%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대율을 100% 미만으로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예수금을 확보해야 한다.

복수의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저원가성예금 이탈 가능성이 높아졌고, 예수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조달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정부 눈치로 대출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수금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예금금리를 높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고 말했다.

2012년 7월 완화적 통화정책 이후 대출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자 은행들은 예금금리 인하를 통해 수익성을 보전해왔다. 이는 저원가성예금이 크게 늘어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금리 상승 국면에서 대출금리 인상이 어려운 반면 예금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예대마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기업 대출 상환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한계차주 및 부실채권이 늘어날 경우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어나 결국 순익이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상승은 NIM과 대손비용에 영향을 미치는데 연체미수이자와 순자산가치를 고려한다면 대손비용 변동 폭이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와 NPL 사이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아무래도 금리 인상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 폭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며 "시중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더라도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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