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10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증권업계는 프로야구 선수 재계약 시즌인 스토브리그를 방불케 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몸담았던 김성락 전무와 김연추 차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다. 올상반기 성과급 포함 22억원을 받으며 업계 최고 수준의 보수를 수령한 두 인물의 거취에 관심이 모인 것이다. 변수가 없다면 이 둘의 행선지는 미래에셋대우가 될 예정이다.이들의 이직이 주목받은 건 연봉 때문 만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트레이더 개개인의 존재감이 전례 없이 커졌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015~2016년 홍콩H지수(HSCEI)가 급락하며 몇몇 증권사가 막대한 규모의 손실을 입었을 당시에도 헤지 트레이더의 오판보다 허술한 리스크 관리에 주목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다수 증권사는 ELS 헤지 운용에 있어 트레이더 개인에게 권한을 부여하기보다 조직적 의사결정을 중시해왔다. 수익을 내는 것 만큼이나 리스크 관리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다. 특정 헤지 트레이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던 한국투자증권도 헤지 운용 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첨을 맞추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헤지 트레이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헤지 운용 성과가 좋은 대형사로 꼽히는 삼성증권의 경우 홍장표 파생운용사업부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삼성증권에 장기간 몸담으며 헤지 운용에 필요한 전산과 평가 시스템의 기틀을 만든 인물이다. 3년전 HSCEI 급락을 기회로 보고 자체 헤지북을 키워 수익을 올린 데도 그가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히 헤지 운용 수익을 내고 있는 신영증권에서는 엄준흠 부사장의 기여도가 높다는 평이다. 엄 부사장은 지난 2005년 구조화상품팀장을 맡은 이후 14년째 S&T부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대형사에 비해 자체헤지북 규모가 작지만 기복 없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헤지 트레이더가 주목 받으면서 이들의 처우가 개선될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증권사 임직원 보수가 공개되면서 베일에 싸여 있던 업계 최상위 헤지 트레이더의 성과가 조명받으면 영입에 나서는 증권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헤지 트레이더 역시 개인의 공로를 인정해주는 증권사로의 이직을 선호할 것으로 점쳐진다.
헤지 트레이더 역량이 뒷받침 될 때 경쟁력 있는 상품이 공급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헤지 운용에 자신 있는 증권사일수록 투자자에게 높은 ELS 쿠폰 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 올해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 개발 배경에는 김연추 차장이 있었다.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헤지 트레이더들이 앞으로도 차별화된 수익 창출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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