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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걸린 협상…왜 이제 타결됐나 [CJ헬로 매각]부회장 교체 등으로 예상밖 지연…공정위 변수도 한몫

김혜란 기자공개 2019-02-15 14:21:55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4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복합유선방송업체(MSO) CJ헬로를 두고 2017년 하반기부터 이어졌던 LG그룹과 CJ그룹의 줄다리기가 마침내 결론을 맺었다. 양측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 이후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1년이 넘는 지루한 시소게임이 이어졌지만 새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다. CJ헬로 M&A가 장기화된 것은 지난해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LG그룹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게 됐고, 규제 당국의 승인 불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꼽힌다.

당초 LG그룹과 CJ그룹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M&A를 2017년 말까지 마친다는 방침을 세우고 협상을 진행했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를 인수해 단숨에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복안이었다. CJ그룹 입장에서도 CJ헬로가 IPTV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이른 시일 내 매각을 마무리 지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협상은 해를 넘겨 지지부진해졌다. 양사는 양해각서(MOU)를 맺고 협상을 시작했지만, 처음엔 가격과 거래 종결 방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시간이 지체됐다. 그러는 사이 지난해 5월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타계했고, 이로 인해 임원 인사 등 최고 의사결정 라인이 교체되는 인사 후속작업이 단행됐다.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경영권을 승계해 LG그룹 회장직에 올랐고, 임원 인사가 뒤따랐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LG의 신임 대표이사로, 하현회 LG부회장이 공석이 된 LG유플러스 부회장 자리로 이동한 것이다

LG그룹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는 상황에서도 양사는 물밑에서 협상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협상 진전은 더뎠고 최종 결정은 또다시 해를 넘겼다. 협상이 지연되면서 시장에서는 거래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이미 내부 검토를 마무리 짓고 CJ헬로를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재가권을 가진 지주사 ㈜LG의 최종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IB업계를 중심으로 CJ헬로 M&A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말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올해 상반기까지 M&A 여부를 결정하고 유료방송시장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과거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를 불허한 만큼 공정위 입장이 명확히 확인되기 전까지 LG그룹이 CJ헬로 인수를 결정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2015년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CJ헬로 인수를 추진했지만, 이듬해 공정위가 시장 독점 우려가 있다는 논리로 이를 불허한 바 있다. LG그룹 입장에선 인수 승인 여부를 두고 공정위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는 관측이다.

상황이 급변한 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월 과거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던 것을 두고 '아쉬운 사례'라고 밝히면서다. 이때부터 LG그룹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으로 관측된다. CJ헬로 인수 승인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도 있지만, SK텔레콤 역시 재도전의 기회가 생긴 것으로도 해석됐기 때문이다. LG그룹이 이대로 거래를 계속 지연시키면 경쟁사인 KT와 SK텔레콤이 M&A에 뛰어들 수도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렇게 양사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탔고 이번주 안으로 최종 타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A는 구광모 신임 회장 부임 이후 LG그룹이 단행한 첫 대형 M&A 거래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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