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해외성적 희비…미국 견조·중국 반토막 보일러 시장 정체에 청정환기 등 신규 사업 투자 확대…현금 흐름은 악화
윤필호 기자공개 2019-04-12 08:28:15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0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동나비엔 해외 시장 성적표가 엇갈렸다. 중국 시장 매출이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반토막 나면서 전체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보여 한국 매출에 버금가는 수준만큼 커졌다.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6% 감소한 408억원, 당기순이익은 8.4% 줄어든 24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6.15% 증가한 7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내 보일러 시장의 정체와 국내 건설경기 위축을 꼽을 수 있다. 중국 시장 매출액은 지난 2017년만 하더라도 777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5% 감소한 425억원에 그쳤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이 2017년부터 석탄 연료를 가스로 바꾸는 중국 정부의 메이가이치(석탄개조사업)를 진행하면서 시장이 확장됐다"며 "지난해도 기대가 컸는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사업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시장의 신규분양이 축소했고 소규모 주택 건축 물량이 감소하면서 신규 보일러 공급도 줄어들었다"면서 "지난해 가스보일러 전체 시장 매출이 전년보다 2%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 가스가 공급되는 올해 다시 메이가이치 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반면 북미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북미 시장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9% 증가한 283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경동나비엔의 북미 시장 매출액을 13.1% 늘어난 3202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국내 매출 규모인 3824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경동나비엔은 보일러를 대체할 신규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기존의 기름·전기보일러 시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매출 축소를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미세먼지에 대응한 청정환기 제품 출시에 공을 들였고,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신규 아이템 개발도 진행했다.
에어원 청정환기 시스템은 각 가정에 설치된 환기구를 활용하는 하나의 제품으로 집안 전체를 관리한다. 개발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포스코건설 '판교 더샵 포레스트' 990가구 가운데 유상 옵션인 나비엔 에어원을 선택한 비중이 64%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환기장치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필터를 통해 기존에 걸러내지 못했던 미세먼지도 관리해 공기청정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아파트 시공에 맞춰서 계약을 체결하는데 기존의 완공 건물에서도 환기구에 제품을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하고 최대주주인 경동원의 홈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사업 협력에 나섰다. 회사는 사업 목적에 '정보통신공사업', '방송, 통신기기 제조 판매업', '전자기기 및 부품 제조 판매업', '전자기기 제조 판매업', '사물인터넷관련 장비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회사는 신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지난해 국내·외 총 200여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이 같은 개발 및 인력 비용의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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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경동나비엔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지난 2016년 613억원에서 2017년 201억원으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 마이너스 143억원까지 떨어졌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중에서도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의 마이너스 전환이 눈에 띈다.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은 지난 2017년 327억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22억원으로 악화됐다. 현금 흐름이 악화된 것은 재고자산이 11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5.9%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늘어난 부채 규모는 전년 대비 65.7% 증가한 432억원을 기록했다.
재고자산과 함께 매출채권도 늘어나면서 운전자본 증가에 기여했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권으로 아직 현금화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매출채권은 전년 대비 21.3% 증가한 94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와 함께 원재료 구입 등에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매출을 대비한 원재료 구입과 재고자산의 증가 등으로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이 전기대비 349억원 감소했다"며 "생산설비 투자 등의 증가로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전기대비 45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규 성장 동력을 준비하기 위한 자금 확보에 들어가면서 차입금이 증가했다. 지난해 총 차입금은 전년보다 97.8% 증가한 119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 부채는 전년대비 22.8% 증가한 3035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017년 96.8%에서 지난해 108.4%로 11.6%포인트(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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