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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0억' 스킨푸드 인수가격에 업계 '화들짝' 파인트리, 청산가치 8배 넘게 적어내

진현우 기자공개 2019-05-27 07:30: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3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스킨푸드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거래 성사를 위한 제반 절차들을 문제없이 밟아나가고 있다. 내달 중순경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쟁쟁한 인수 후보들을 제치고 단독 협상권을 따낼 수 있었던 거래대금에 모아지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인트리파트너스는 스킨푸드 인수대금으로 약 1770억원을 입찰제안서에 적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위원이 산정한 청산가치(200억)의 8배를 웃도는 가격에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거래금액은 회생채무액 445억원은 물론 직원들의 밀린 월급과 세금 등 공익채권까지 모두 일시에 변제해도 충분한 금액이다.

거래 대상은 스킨푸드가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와 회사채다. SPA 체결을 앞두고 한창 마크업(계약서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 정확한 거래 구조는 미정이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채무액을 상환하고 남은 금액은 모두 운전자본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인수후통합(PMI) 작업에 사용할 자금을 거래금액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는 다소 무리해서라도 높은 거래대금을 제안해야 했던 인수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스킨푸드 본입찰엔 토니모리, 엘앤피코스메틱 등의 전략적투자자들과 큐캐피탈파트너스, 캑터스PE 등의 재무적투자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치열한 인수 경쟁을 펼쳤다. 대부분의 원매자들이 채권 변제비율 100% 이상의 금액을 적어낸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파인트리파트너스는 단독 입찰을 결정한 만큼,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라도 상당한 수준의 인수대금을 적어냈어야 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스킨푸드가 회생 신분을 청산하고 시장으로 돌아가더라도, 채무 변제에 문제가 없도록 영업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동종업계 회사에 높은 평가배점을 부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해당 인수대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채권 변제비율 100%가 가능한 만큼,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가 결정되는 관계인집회도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결국 딜 성사 여부는 파인트리파트너스의 펀드레이징 여부에 달려 있는 셈이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작년 2월 STX중공업의 엔진기자재사업부 인수를 위한 우선매수권자(Stalking Horse)로 선정돼 딜을 진행했던 하우스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회사가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와 회사채를 977억원에 인수하는 구조로 딜이 설계됐다. STX중공업은 파인트리파트너스를 맞아 근 3년 만에 회생기업 신분을 청산했다.

한편, 스킨푸드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자금 유치에 성공한 만큼 조속한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게 스킨푸드의 설명이다. 2004년 문을 연 스킨푸드는 ‘맛있는 푸드로 만든 맛있는 화장품'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갔고, 2010년엔 화장품 브랜드숍 중에서 매출액 순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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