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롯데카드 지분 20% 인수…재무적 득실은 금융비용 연간 100억, 배당 수익으로 일부 충당…유뮤형 시너지 효과 더 커
박상희 기자공개 2019-07-02 09:06:38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시장의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 잔여 지분 20%의 향방은 롯데쇼핑이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롯데쇼핑을 롯데카드 나머지 지분을 넘겨 받을 최적의 계열사로 점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재무 여력과 마케팅 및 시너지효과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진다.롯데쇼핑은 지난달 28일 롯데지주·롯데캐피탈·부산롯데호텔로부터 롯데카드의 지분 19.56%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나머지 지분 0.44%는 개인주주로부터 사들일 예정이다.
롯데쇼핑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8607억원 규모다. 롯데쇼핑이 롯데카드 잔여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사용하는 금액은 3287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의 장단기 차입금 규모는 5조6750억원이다. 여기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 규모는 3조6143억원에 달한다.
롯데쇼핑 자체 보유 자금으로 롯데카드 지분 취득이 가능하다. 다만 롯데쇼핑이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에 금융권 차입 등이 포함돼 있다고 보면 롯데카드 지분 20% 취득에 드는 금융 비용은 연간 이자율을 3%로 가정할 때 약 100억원을 조금 웃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336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롯데쇼핑이 취득하는 지분율을 감안하면 약 67억원 규모의 배당 수익이 가능한 구조다. 롯데카드 최대주주가 롯데지주에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바뀐 점을 감안하면 실적이 뒷받침된다는 가정 하에 롯데카드는 고배당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쇼핑이 롯데카드 지분 20% 취득으로 인해 드는 금융비용 가운데 일부는 배당으로 충당 가능하단 이야기가 된다.
물론 롯데카드 지분 20% 취득 득실을 재무적인 차원에서만 논할 수는 없다. 유통업종과 카드사 간의 마케팅 및 데이터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롯데쇼핑은 롯데카드 지분 20% 보유만으로도 상당한 유무형의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은 백화점, 마트, 슈퍼, 아울렛, 면세점, 편의점, 호텔, 리조트, 홈쇼핑, 영화관, 여행사 등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아울렛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유통 핵심 계열사다. 롯데쇼핑이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롯데쇼핑은 물론 나머지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의 매출 30% 이상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계열사로부터 발생한다.
롯데그룹에서 롯데카드 지분 100%가 아니라 80%만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마케팅 및 데이터 시너지 효과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잔여 지분 20%를 롯데 계열사에 남겨둠으로써 이른바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창출되는 '캡티브 마켓'을 보전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은 롯데그룹뿐만 아니라 최대주주가 되는 MBK사모펀드 입장에서도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결정이다.
롯데지주는 앞서 5월 21일 롯데카드 지분 매각과 관련해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통보했다. 잔여 지분 20% 매각 행보는 약 한달 여 시간이 흐른 후에 롯데쇼핑으로 결정했다. 롯데쇼핑으로의 매각 결정에 시간이 걸린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사전 조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가 롯데카드 지분 80%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함에 따라 롯데카드는 롯데지주 계열로 분류되지 않는다. 공정거래법상 롯데카드는 더 이상 롯데의 계열사가 아니다. 다만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는 금융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MBK파트너스에 지분 80%를 넘겼어도 롯데지주는 보유하고 있는 잔여지분을 어떻게든 매각해야 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잔여지분을 비롯해 롯데캐피탈·부산롯데호텔 등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지분을 모두 롯데쇼핑에 넘기기로 했다. 롯데카드가 더 이상 롯데 계열사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롯데지주 자회사인 롯데쇼핑 등이 롯데카드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롯데 측은 이번 거래와 관련, 롯데쇼핑이 롯데카드 잔여 지분을 취득해도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는지 등을 검토하느라 매각 결정에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사모펀드에 매각되면 더 이상 롯데 계열사가 아니기 때문에 롯데카드 잔여 지분을 어느 계열사가 가져가든 문제될 건 없다"면서 "다만 롯데카드와의 사업적 연관성,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해 롯데쇼핑에 잔여 지분을 넘기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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