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자본잠식' 넷게임즈, V4 흥행 절실 신작 개발 탓 3년간 300억대 손실 여파…모기업 넥슨 지원 여력 낮아
서하나 기자공개 2019-10-07 08:22:2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4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 자회사 넷게임즈가 올 상반기 말 기준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넷게임즈는 2015년과 2017년 각각 내놓은 히트와 오버히트 등 게임 흥행에 성공했지만 기대작 'V4' 개발 등 투자 확대로 2017년부터 적자를 이어왔고 결국 이익잉여금까지 소진하는 상황을 맞이했다.넷게임즈와 같은 중소 개발사의 경우 신작 개발 과정에 부진한 재무상황을 겪다가 게임 출시 이후 이를 극복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신규 개발 중인 V4를 둘러싼 대외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하반기에는 V4와 비슷한 장르인 모바일 MMORPG 게임 엔씨소프트 '리니지2M'과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 등 출격이 예고돼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내 회계기준에 따라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은 채 2년을 넘어서거나 전액 자본잠식이 이뤄지면 상장사 퇴출사유가 된다. 상반기 처음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넷게임즈는 내년 신작 흥행에 성공해야만 상장폐지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셈이다.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이는 모바일 MMORPG 게임 V4는 11월 17일 출시 예정이다.
◇잇단 게임 흥행에도 V4 개발비 확대에 3년간 적자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넷게임즈는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 325억2756만원, 부채총계 271억3971만원, 자본금 120억171만원으로 자본잠식률 55.1%의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넷게임즈는 지난해 상반기 말 자산총계 446억2811만원, 부채총계 123억4653만원, 자본금은 119억7463만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 넷게임즈 누적 적자폭이 계속해서 커진 탓에 결국 이익잉여금을 소진했고 납입자본금도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매출 256억원, 영업이익 103억원, 순이익 96억원 등을 기록하며 실적이 양호했지만 2017년부터 손실이 시작됐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7년 37억원에서 2018년 107억원,올해 상반기 139억원 등으로 점차 늘었다. 당기순손실 규모 역시 2017년 30억원에서 2018년 126억원, 올 상반기 140억원 등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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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넷게임즈가 출시한 히트, 오버히트 등이 순항하며 좋은 성과를 냈음을 감안하면 최근 3년간 누적 손실은 신작 V4 개발비 탓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넷게임즈는 2017년부터 약 2년 동안 12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V4를 개발했다. 넷게임즈 전체 임직원 수의 약 26% 수준이다.
◇MMORPG 경쟁작 하반기 다수 출시…넥슨 지원 가능성도 낮아
넷게임즈는 V4 개발에 매진하며 이를 출시할 11월 이후 '수익성 반전'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대외환경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출시 시점에 맞춰 V4와 비슷한 장르인 모바일 MMORPG 게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 등이 출격한다. 게임 완성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치열한 시장 경쟁은 일단 피하기 어렵다.
모회사 넥슨 역시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원 여력이 많지 않아 보인다. 넥슨은 최근 8년간 개발해온 신작 '페리아연대기'가 무산되면서 수뇌부가 교체되고 모바일과 온라인 사업부를 하나로 통합하는 등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 정상원 개발총괄 부사장이 회사를 떠났으며, 이에 앞서 박지원 전 넥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GCOO) 역시 사의를 밝혔다. 넥슨은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외부고문으로 두고 이홍우 전 넥슨코리아 법무실장을 등기이사에 올렸다. 자회사 넥슨지티의 매각설이 여전히 도는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다.
넥슨 한국법인(넥슨코리아)도 '트라하' 등 기대작이 인기를 끌지 못하고 개발비만 지속해 지출하면서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영업손실 128억2200만원, 순손실 518억4600만원을 기록했다.
유동성 확보 절차도 벌이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지난 9월 넥슨US(NEXON US Holding Inc) 100%를 자회사 네오플에 약 2833억2862만원을 주고 처분했다. 조달자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넥슨코리아 자산총액(2조5348억원)의 약 11.18%다. 처분목적은 운영자금 및 투자재원 마련이다. 넷게임즈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셈이다.
다만 넷게임즈는 V4 출시를 통해 충분히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지난 9월 27일 열린 V4 출시 간담회에서 "V4는 넷게임즈의 오랜 혼이 담긴 결실"이라며 "MMORPG 게임의 감동은 어떤 장르에서도 대체 불가한 가치인데 이에 대한 넷게임즈의 응답이다"며 오랜 시간 신작개발에 매진했던 소회를 밝혔다.
개발사 넷게임즈와 퍼블리싱사 넥슨은 V4의 차별화된 특징으로 '매시브(Massive, 수많은 이용자가 뒤섞여 만드는 예측 불가능한 세상)'와 '소속감' 등을 내세웠다.
손면석 넷게임즈 PD는 "V4에서 여러 서버를 동시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인터서버 월드'를 구현함으로써 전례없이 많은이용자가 함께 섞이며 진정한 매시브를 만들 것"이라며 "또 휘발성이 짙은 '파티' 방식이 일반적이었던 기존 게임과 달리 길드 중심의 플레이를 통해 모바일 게임의 소속감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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