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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인도, 박현주의 '뚝심' 통했다 '초고속성장' [자산운용사 해외법인 점검]②현지 유일 독립 외자운용사, 2016년 기점 AUM·순이익 '급증'

김수정 기자공개 2019-11-12 08:02:29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해외자산 수요가 커지는만큼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비즈니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 중 15곳이 해외 현지법인을, 11곳이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다. 운용사 해외 법인·사무소들은 가장 기초적인 리서치부터 시작해 펀드 운용·설정까지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해외 비즈니스 첨병인 현지법인들의 현황을 더벨이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5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Mirae Asset Global Investments (India))은 최근 현지 운용사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3년 연평균 운용자산(AUM) 증가율이 100%에 육박한다. 2016년 이래 해마다 순이익 앞자리가 바뀌고 있다. 세일즈에 정통한 현지인 대표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힘입어 10년여 간 누적된 역량이 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발 앞서 인도시장 진출…인고의 시간 10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2006년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0% 출자해 자본금 75억원 규모로 설립됐다. 홍콩법인과 영국법인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세 번째 해외법인으로 출범했다. 지난달 말 기준 AUM은 5조9284억원이다. 총자본은 380억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도법인을 설립한 배경엔 중국과 인도, 이른바 '친디아' 시장을 중심으로 아시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박현주 회장의 청사진이 깔려 있다. 당시 인도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커지면서 고평가론까지 나오는 분위기였지만 박 회장은 개의치 않고 인도 시장 진출을 추진했다. 젊은 인구와 방대한 소비시장에서 경제 성장의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으로 인도 금융·증권 시장의 성장을 확신했다.

인도 진출 이후 10년 동안은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대형주펀드를 시작으로 액티브 주식형 펀드를 꾸준히 내놓긴 했지만 인도 시장 전반적으로 금융투자에 대한 인지도가 저조했던 탓에 설정액 증가 속도도 더뎠다. 설립 10년차인 2015년 말에도 인도법인 AUM은 5460억원에 불과했다. 운용자산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순이익도 의미 있게 늘어나지 못했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꿋꿋이 펀드를 설정하고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인지도를 키웠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모두 인도 시장을 등질 때도 미래에셋은 자리를 지켰다. 당시 글로벌 운용사들이 인도를 철수하거나 합자회사로 전환했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지 유일의 독립 외자 운용사가 됐다. 이 타이틀은 여전히 유효하다.

미래자산인도

◇추세 반전, 고속성장 시작…조단위 펀드 업고 AUM 급증

인고의 시간은 2017년 끝났다. 묵묵히 쌓아온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펀드에 급속도로 자금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2016년말 1조1986억원이던 인도법인 수탁고는 이듬해 3조3182억원으로 176.8% 급증했다. 지난해엔 4조5060억원으로 35.8% 늘어났다.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현지 운용사 가운데 가장 빠른 AUM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후 인도 주식형펀드 시장 설정액 증가분의 10% 이상이 미래에셋 펀드를 통해 유입하고 있을 정도다. 대표 상품으로 인도 대형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라지캡펀드'(Mirae Asset Large Cap Fund)는 전체 운용자산이 2조원을 웃돈다. 현지 중대형주를 담는 '미래에셋이머징블루칩펀드'(Mirae Asset Emerging BlueChip Fund)도 AUM이 1조원을 훌쩍 넘는다.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상반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순이익은 7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65억원 대비 20.0% 증가했다. 2016년 처음 10억원대를 넘어선 이후 해마다 2배 가량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현지 운용사에 뒤지지 않는 판매 네트워크도 갖췄다. 인도 대형 시중은행인 코탁마힌드라은행(Kotak Mahindra Bank)을 비롯, 아난드라띠자산운용(Anand Rathi Wealth Services), NJ인디아인베스트(NJ India Invest), ICIC시큐리티스(ICICI Securities), IIFL자산운용(IIFL Wealth Management) 등이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의 주요 판매사다.

◇스와루프 모한티 대표 '맞춤 마케팅' 주효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고속 성장을 뒷받침한 건 스와루프 모한티(Swarup Mohanty) 대표의 현지 맞춤 영업전략이다. 그는 금융상품 영업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모한티 대표는 코탁마힌드라자산운용(Kotak Mahindra Asset Mangement)과 프랭클린템플턴 인도법인(Franklin Templeton India) 부사장을 역임하고 인도 로컬 렐리가르자산운용(Religare Asset Management)에서 국내 세일즈를 총괄했다.

그는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에 세일즈부문 대표로 합류했다. 현지 금융시장과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미래에셋이 상품을 효과적으로 프로모션하고 현지 네트워크와 인지도를 쌓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같은 성과로 2016년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해 인도법인의 도약을 주도했다. 철저한 성과주의자인 박 회장도 모한티 대표의 활약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그를 미래에셋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부대표로 선임했다.

인도법인은 우수한 성과를 유지하면서 주식형펀드 세일즈를 강화하는 한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다. 주식, 채권 같은 전통자산 운용에서 나아가 보폭을 넓히는 게 목표다. 이러한 취지에서 지난해 니프티(Nifty)5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한 데 이어 인도 부동산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선보였다. 향후 다양한 대체투자를 발굴하고 벤처캐피탈까지 보폭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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