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GM과 전기차 배터리 JV 설립 '1조 베팅' 역대 최대투자, 완성차 업체와 견고한 파트너십 차원
최은진 기자공개 2019-12-06 09:38:12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5일 17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JV)를 설립한다. 투자금만 1조원, 역대 최대규모다. LG화학은 점점 더 확대되는 배터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완성차 업체와의 견고한 파트너십 유지를 위해 그간 기피하던 JV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완성차 업체와의 두번째 협업이다.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미국 완성차 업체인 GM과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JV 설립을 결정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기지는 미국이 될 것으로 보이고, 설립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LG화학과 GM이 각각 1조원씩 투자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은 미국 자회사 'LG Chem Michigan Inc' 등을 통해 투자할 방침이다.
LG화학이 완성차 업체와 JV를 설립하는 것은 꽤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형성 초창기인 지난 2009년 현대자동차와 관련 JV를 논의한 후 줄곧 기피해 왔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글로벌 4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두주자인만큼 기술유출 등의 이유로 JV 전략은 피했던 게 사실이다. 일찌감치 폭스바겐·GM·볼보·아우디·크라이슬러·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를 거래처로 확보하면서 경쟁우위를 점했던만큼 굳이 JV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들어 이같은 전략이 급선회 했다. 완성차 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생존을 좌우하는만큼 마케팅 측면에서 더이상 JV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과 독점적 공급이 필요한 완성차 업체는 LG화학과 같은 선두주자 격인 전기차 배터리 업체와의 JV에 목마른 것이 당연하다.
이같은 LG화학의 기조 변화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감지됐다. LG화학은 처음으로 완성차 업체와의 JV에 대한 의견을 공개했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JV 설립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설명이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JV를 비롯한 마케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해외에서는 중국기업들이 맹렬히 추격하는 상황에서 LG화학 역시 조급해 진 것으로 해석된다. 올 초 LG화학이 볼보의 모기업인 중국 지리자동차와 '50대50' 지분으로 각각 1034억원씩 출자해 JV 설립를 추진키로 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이어 GM과도 JV 설립을 결정하면서 LG화학은 두번째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GM과의 JV는 역대 최대규모의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리자동차와의 JV도 1000억원대 투자에 그쳤고, 다른 해외 생산법인 역시 몇천억원 단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엔 1조원의 자금을 투자키로 하면서 과감한 베팅을 했다. 차입금이 역대 최대치로 치솟은 상황에서도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공격본능이 계속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GM과 전기차 배터리 생산법인 설립을 최종 결정지었다"며 "JV 설립을 꺼려하던 LG화학이 경쟁과열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와의 견고한 파트너십 차원에서 연이은 JV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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