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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박정호 유임· 실적 회복 '삼박자'…재편 속도낼까 중간지주 전환 내년 개시 전망…하이닉스 실적 개선 '긍정적'

서하나 기자공개 2019-12-26 08:00:0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4일 09: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의 2020년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로 중간지주사 전환이 꼽힌다. 특히 내년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유임과 함께 오너가 경영권 방어의 필요성,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가능성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삼박자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박정호 사장은 올해 안에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에 이해관계자 사이 조율이 어려워져 해를 넘겼다. 이번 박정호 사장 유임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이 숙원사업인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라는 속뜻이 담겼다는 관측도 있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안 재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회복 전망에 따라 SK하이닉스 실적이 호전되면 중간지주사 전환이 언제든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내년 메모리 업황이 본격적으로 개선돼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NAND)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며 "특히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개선할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9조 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약 21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약 6조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박정호 사장은 올해 1월 'CES 2019'에서 "(중간지주사 전환을)올해 안에 하려고 한다"고 언급했지만 SK하이닉스 실적 급감으로 이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통해 SK하이닉스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하고 인수합병과 투자 등에 나서려는 구상이 틀어진 탓이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이 회복돼야 다시 꺼내들 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졌다. 내년엔 그 기반이 갖춰질 전망이다.

최근 오너가에서 포착된 경영권 방어 움직임도 중간지주사 전환에 불씨를 당길 수 있다는 평가다. SK는 올해 10월 2일부터 12월 11일 사이 전제 주식의 약 5%에 해당하는 자사주 총 352만주를 약 9059억원에 구입했다. 이에 앞서 10월 1일 SK는 자사주 352만주를 약 7180억원을 들여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SK 공시와 함께 주가가 하루만에 10% 오르는 등 급등하자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해 자사주를 사들였다.

SK그룹 측은 자사주 매입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란 입장이지만 증권가는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SK가 매입한 자사주를 최태원 회장 우호세력에 넘기는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설 확률도 보고 있다.

이혼 소송도 SK그룹의 경영권 방어 필요성 중 하나로 거론된다.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은 최태원 SK 회장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최 회장의 보유 SK 주식 약 18.44%의 절반 가까이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요청대로 재산 분할이 이뤄질 경우 노 관장의 SK 지분율은 7.80%로 증가, 최 회장(10.64%)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른다. 반면 29.65%에 이르는 최 회장의 우호 지분은 21.85%로 낮아진다. 실현 가능성 자체는 낮아 보이지만 최 회장이 선제적으로 무언가 해법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는 평이다.

△2019년 9월 말 기준.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박 사장의 유임 확정도 SK텔레콤이 1년 넘게 미뤄온 숙원 사업 '중간지주사 전환'을 재추진하라는 최 회장의 의지 표명이란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박정호 사장이 SK텔레콤 대표에 오를 때부터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지배구조 개편안을 실행하라는 특명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안팎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중간지주사 전환을 이루지 못했는데 이번 유임으로 불씨가 다시 살아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치권 등의 눈치를 살펴야 했던 올해와 달리 내년 하반기부터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그룹이 오너 지분율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권 안정화에 나설 것이라는 투자가들의 합리적 의심이 증폭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 후반기에 진입하는 2020년 하반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걸림돌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기류다. 몇 달 전만 해도 7만5000원이던 SK하이닉스 주가는 20일 9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SK텔레콤이 매입해야 하는 SK하이닉스 주식 수는 총 7229만9589주(전체 주식 수 7억2800만2365주의 약 10%)다. 지분율을 30%까지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SK텔레콤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기존 약 5조4225억원에서 약 6조8685억원으로 1조4460억원 늘어난다.

△2019년 3분기 말 기준.보통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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