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PE 애뉴얼 리포트]공차 대박으로 실력 입증 유니슨…내년 활약 기대원금 대비 4배 차익…올해 결성 펀드로 공격 투자
최익환 기자공개 2019-12-20 06:37:37
[편집자주]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가 이제 서서히 저물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펼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도 한해를 마무리 하고 다가올 경자년 새해를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운용사들의 올해 농사는 어땠을까. 더벨은 PE 하우스별로 투자와 회수, 펀딩, 그리고 내년도에 꼭 풀어야 할 과제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유니슨캐피탈은 △자금모집(펀딩) △투자 △회수 등 전 분야에서 빼어난 활약을 나타냈다. 특히 엑시트 분야에서는 ‘대박’으로 불릴만한 이벤트도 있었다. 바로 공차코리아 매각이다. 유니슨캐피탈은 공차코리아를 매각하며 투자원금 대비 4배의 차익을 남기는 등 각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보여줬다는 평가다.유니슨캐피탈은 올해 5000억원 규모의 2호 블라인드 펀드의 결성을 통해 치과용 스캐너 업체 메디트와 여성용 구두 쇼핑몰 사뿐의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내년에도 2호 블라인드 펀드를 통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유니슨캐피탈이 어떤 투자처를 발굴할지 여부에도 관심이다. 그동안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혀온 유니슨캐피탈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과감한 볼트온으로 성공적 엑시트 공차코리아, 4배 차익
올해 유니슨캐피탈이 일군 가장 큰 성과를 꼽자면 단연 공차코리아의 성공적인 투자회수다. 특히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해외 식음료 프랜차이즈에 투자해 처음으로 엑시트 성과를 보여줬다는 점과 과감한 볼트온(Bolt-on) 전략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다른 PEF 운용사들의 식음료 투자가 빛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돋보인다는 평가다.
지난 2014년 공차코리아 지분 70%를 360억원에 매입한 유니슨캐피탈은 인수 당시부터 국내시장에서만 사업 영역을 국한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만 본사를 설득해 일본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따냈고, 2017년에는 공차 대만 본사인 로열티타이완(RTT) 의 경영권까지 확보했다.
국내 PEF 운용사가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한국법인을 인수한 후 해외 본사까지 사들인 경우는 공차코리아가 처음이었다. 공차코리아를 인수한 금액 360억원에 육박하는 350억원의 투자가 RTT에 집행됐다. 유니슨캐피탈은 인수금융 150억원을 포함한 710억원을 들여 한국·일본·대만의 직영사업과 16개국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인수하게 됐다.
자연스레 공차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공차코리아의 기업가치는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2017년 연결매출 806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34억원이었던 공차코리아는 2018년 연결매출 1168억원, EBITDA 320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현금창출력이 두 배로 뛰면서 볼트온이 밸류에이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평가다.
결국 성공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공차를 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수 있었다. 초기부터 관심을 보여온 미국 PEF 운용사 TA어쏘시에이츠와의 단독협상 끝에 공차코리아는 새 주인을 찾았다. 인수자가 제시한 가격은 지분 100% 기준 3500억원, 이 중 유니슨캐피탈은 에쿼티(Equity) 원금의 4배가 넘는 2700억원 가량의 금액을 회수했다. 공차코리아에 대한 유니슨캐피탈의 내부수익률(IRR)은 50%를 기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식음료 프랜차이즈에 투자한 PEF 업계가 고민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공차코리아의 전략과 성과는 단연 독보적”이라며 “할리스커피와 아웃백·매드포갈릭 등 다른 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 엑시트에도 공차코리아 매각은 참고사례가 될만 하다”고 평가했다.
◇펀드레이징 이후 메디트·사뿐 투자…소진율 20% 넘어
유니슨캐피탈은 올해 5000억원 규모의 두 번째 블라인드 펀드도 결성을 완료했다.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행정공제회 등이 LP로 참여한 2호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기간이 오는 2023년까지 부여되어있다.
공차코리아로 성공적인 투자회수를 마친 유니슨캐피탈은 새 펀드를 활용한 투자에 곧장 나섰다. 첫 대상은 치과용 3차원 스캐너 업체 메디트였다. 메디트의 창업주 장민호 대표는 해외 영업망 강화와 투자금 확보를 통한 성장동력 제고를 위해 메디트의 경영권 지분을 시장에 내놓은 상황이었다.
사실 유니슨캐피탈은 이전부터 메디트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왔다. 올 4월 프리미어파트너스가 메디트에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를 단행할 때도, 유니슨캐피탈은 입찰 단계까지 프리미어파트너스와 경쟁을 펼친 바 있다. 메디트에 대해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은 유니슨캐피탈은 지난 9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Carlyle Group) △베인캐피탈(Bain Capital) 등과 함께 메디트의 인수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유니슨캐피탈은 3200억원이라는 인수가격이 말하듯, 메디트의 성장 잠재력에 통큰 베팅을 했다. 결국 거래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온 글로벌 PEF 운용사들을 제치고 메디트의 새 주인이 된 유니슨캐피탈은 현재 거래절차를 마치고 밸류업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다.
사뿐 역시 유니슨캐피탈의 올해 투자대상 중 하나다. 사뿐은 지난해 매출 390억원·영업이익 43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한 국내 1위의 여성용 구두 쇼핑몰로, 올해 예상 매출이 5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기존 주주인 박정수 대표 등은 사뿐의 해외진출을 위한 파트너를 물색하는 차원에서 경영권 지분을 시장에 내놨다.
유니슨캐피탈은 다른 PEF 운용사들과의 제한적 경쟁입찰에서 승리해 사뿐의 새 주인이 됐다. 특수목적회사(SPC)가 사뿐과 에프앤에스리테일·플라이데이 등 3개 회사를 100% 지배하고, 다시 SPC의 지분을 유니슨캐피탈 70%·개인주주 30%의 형태로 나눠갖는 거래구조가 도출됐다. 유니슨캐피탈의 실제 에쿼티 투자금액은 약 400억원 선으로 전해진다.
올해 유니슨캐피탈은 펀드 결성과 두 건의 투자를 완료하며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 메디트의 인수대금 3200억원 중 약 1000억원 가량과 사뿐의 인수대금 400억원이 담긴 2호 블라인드 펀드의 소진율은 현재 20%를 돌파했다.
◇ 투자처 발굴·엑시트 과제…넥스콘테크놀러지에도 관심
시장에서는 올해 유니슨캐피탈이 진행한 메디트와 사뿐 두 건의 투자 모두 중견기업의 해외진출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특히 일본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유니슨캐피탈은 성장 파트너로서의 적합성이 우수하다는 분석이 다수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부터 업력을 쌓아온 유니슨캐피탈은 덩치가 큰 글로벌 PEF와 비교해도 해외 네트워크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듯 하다”며 “메디트와 사뿐 등 인수에 성공한 비결 역시 체계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니슨캐피탈은 내년 중으로 두 건 내지는 세 건의 신규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번째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기간이 2023년까지이지만, 보다 여유로운 기간을 두고 펀드 소진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메디트와 사뿐과 같이 성장세에 있는 기업들을 다른 PEF 운용사 역시 찾아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처 발굴에 대한 고민은 지속될 전망이다.
1호 블라인드 펀드에 대한 투자회수 역시 내년 유니슨캐피탈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니슨캐피탈이 지난 2014년 약정총액 3074억5000만원 규모로 결성한 첫 블라인드펀드는 지금까지 △공차(공차코리아·대만 본사 RTT) △유모멘트 △구르메F&B △피투피시스템즈 △에프앤디넷 5개 회사의 경영권 지분거래(바이아웃)에 활용됐다.
현재 1호 블라인드펀드의 잔여 포트폴리오는 피투피시스템즈와 에프앤디넷 두 곳이다. 피투피시스템즈는 모임공간 ‘토즈’를 운영하는 곳이고, 에프앤디넷은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회사다. 이미 구르메F&B와 유모멘트에서 2배 이상의 차익을 낸데다 공차코리아 매각이 성공리에 끝나, 유니슨캐피탈은 잔여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리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니슨캐피탈이 지난 2012년 투자했던 넥스콘테크놀러지는 유암코의 매각작업이 개인주주 김문환 씨의 우선매수권 행사로 중단될 위기다. 유니슨캐피탈은 당분간 우선매수권 행사 등의 과정을 지켜보며 향후 회수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8년 아시아 최초의 독립계 PEF 운용사로 설립된 유니슨캐피탈은 그동안 국내에서 두 개의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했다. 이는 순수 국내 LP로부터 모은 8000억원이 넘는 자금으로, 그간 미드캡(Mid-Cap)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유니슨캐피탈은 김수민·신선화·곽승웅 3인의 파트너가 서울과 아시아 전 지역을 오가며 투자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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