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신용강등 위기로 '3400억' 차환 리스크 내년 하반기 대규모 만기도래…'부정적' 아웃룩 지속 시 악영향
이경주 기자공개 2019-12-27 14:39:39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신용등급(AA) 강등 위기에 몰리면서 내년 만기도래하는 3400억원 회사채에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신용평가사 두 곳으로부터 부여 받고 있는 부정적 아웃룩(전망)이 내년 차환용 회사채를 발행할 때까지 지속될 경우 기관수요를 모으기가 어려워진다.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되면 손실을 보는 회사채라는 인식이 생기기 때문이다.◇내년 7월 1400억, 9월 2000억 만기…차환 발행 대응 유력
26일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는 내년 하반기 34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2017년 7월 발행한 1400억원(22-1회) 3년물 공모채는 내년 7월에, 2017년 9월 발행한 2000억원(23회) 3년물 공모채는 내년 9월이 만기다.
업계에선 유암코가 차환용 회사채 발행으로 만기에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채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라 다른 대안이 많지 않다. 유암코는 2009년 설립된 민간 부실채권 투자관리 회사다. 2015년부터 기업구조조정 사업을 시작하면서 회사채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덕분에 최근 수년 새 회사채 빅이슈어로 부상했다. 지난해 공모채 8000억원, 올해는 3000억원을 찍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채 발행잔액은 1조6660억원이다. 회사채 조달액을 크게 늘린 탓에 차환용 발행 역시 지속되고 있다. 올해 발행한 회사채가 차환용이었다.
◇6년 만에 강등 위기…투자자 기피하는 '부정적' 아웃룩
문제는 6년 만에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올해 5월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이달 한국기업평가까지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조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적 아웃룩은 스플릿(신평사간 평정등급 불일치)과 함께 투자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상태다. 언제 신용등급이 강등될지 모르는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회사채를 매입했다가 이후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유통시장에서 회사채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해 손해를 보게 된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기관은 부정적 아웃룩이 부여된 회사채는 아예 투자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며 “알고도 투자했다가 손해로 이어질 경우 경위서 제출사유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에선 유암코가 차환용 발행에 나서기 전에 등급강등 액션이 이뤄지는 것이 오히려 기관수요확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신평사들은 통상 아웃룩 조정 후 1년 전후로 액션을 취한다. 내년 5월 전후로 한신평이 등급강등 결단을 내릴 수 있다. 이후 한기평과 나신평까지 강등에 동참해야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다.
다만 등급강등이 되면 유암코는 AA-급으로 발행금리가 높아져 이자비용 상승은 피할 수 없다.
◇시장 충격 규모 주목…첫 조정 이후 되레 금리 하락
시장 충격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신평이 첫 조정을 한 이후에 되레 유통금리가 낮아지는 등 그 동안엔 등급강등 리스크가 거의 반영되지 않았던 탓이다. 올 5월 한신평이 아웃룩을 조정했지만 유암코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직후인 6월 1500억원 규모 회사채(27회)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모집액의 두 배(3000억원)가 청약돼 개별민평보다 소폭 낮은 수준으로 금리가 정해졌다.
한기평과 나신평이 5월 정기평가에서 한신평과 달리 '안정적' 입장을 유지한 덕분이다. 투자자들이 등급강등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데 기여했다. 특히 유암코는 이후에도 오히려 회사채 유통금리가 지속 낮아졌다. 올 6월 발행한 3년물 금리가 1.857%였지만 연말 1.8%수준까지 떨어졌다. 회사채 시장 초호황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이달 한기평 부정적 아웃룩 동참으로 등급강등이 가시화됐다. 그 동안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았던 만큼 시장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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