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바이오·메드팩토, L/O·임상 기대감에 몸값↑ 비보존 임상실패로 텔콘RF제약 직격탄
강인효 기자공개 2019-12-30 09:13:17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30일 0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한주(12월 23~27일) 코스닥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시가총액은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들 기업의 시총 상위 20위 중 6곳은 직전 주보다 순위가 상승했고, 5곳은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시총 상위 탑(Top) 5 내에서는 휴젤이 2단계 하락한 5위를 기록하며 헬릭스미스와 메디톡스가 반사효과로 각각 3위, 4위로 올라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에이비엘바이오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약세를 보인 24일을 제외하곤 3거래일 모두 강세를 보였다. 한 주간 주가 상승 폭은 14%에 달했다.
이어 메지온이 27일 하루에만 개인 매수세가 몰린 덕분에 지난 한주 12%나 상승했다. 삼천당제약의 경우 개인이 순매도를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 덕분에 지난 한주 약 10%의 주가 상승을 보이면서 시총 순위 20위권 안으로 재진입했다.
20위권 밖 종목으로는 메드팩토와 텔콘RF제약의 희비가 엇갈렸다. 메드팩토는 임상 성공 기대감 덕분에 급등을, 텔콘RF제약은 최대주주로 있는 비보존의 임상 실패 소식에 급락했다.
◇메지온·제넥신·젬백스 약진…휴젤, 무상감자 완료로 시총 감소
지난 한 주간 시총 순위 1위에서 10위까지 상위권 종목 중 주가 상승 폭이 도드라진 곳은 메지온(12%), 제넥신(7%), 젬백스(7%) 등이었다. 메지온과 젬백스는 시총 순위가 전주와 같았지만, 제넥신은 1단계 상승했다. 시총 순위 부동의 1,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이치엘비는 각각 1%, 5% 주가 상승 폭을 보였다.
특히 메지온 주가는 27일 하루에만 12.94% 올랐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시점인 배당기산일(26일) 다음 날이어서 다시 고액자산가들의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3거래일 연속 개인은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27일 당일 순매수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순위 3위인 헬릭스미스 또한 주가가 6% 오르며 시총 2조원 문턱에 다가섰다. 헬릭스미스는 중국 파트너사인 노스랜드가 ‘엔젠시스(개발명 VM202)’ 관련 물질과 기술로 실시했던 ‘중증 하지허혈 질환(CLI)’에 대한 임상 2상 결과, 통증 완화 및 족부궤양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고 27일 밝히면서 당일 강세를 보였다.
엔젠시스는 헬릭스미스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유전자 치료제다. 지난 9월 말 큰 기대를 모았던 엔젠시스 미국 임상 3상이 ‘약물 혼용’이라는 황당한 이유로 결론 도출에 실패하면서 헬릭스미스 주가는 당시보다 5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헬릭스미스 창업자인 김선영 대표는 “CLI는 DPN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데이터를 해석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난치 질환”이라며 “CLI에 대한 중국 임상 결과는 미국 임상 3상 사태로 엔젠시스의 유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나와서 더욱 그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휴젤은 전주보다 주가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9월 말 결정된 무상감자 탓에 시총은 3000억원가량 증발했다. 휴젤은 지난 7월 12일(합병기일) 동양에이치씨를 흡수합병하며 취득한 자기주식 80만주를 임의·무상 소각하기로 했다. 감자기준일은 12월 10일이었으며, 이번 감자로 인한 변경 상장은 지난 26일 이뤄졌다. ◇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삼천당제약 강세…메드팩토·텔콘RF제약 희비
지난주 에이비엘바이오는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 가장 큰 폭의 주가 상승률(14%)을 보였다. 내년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상훈 대표가 이 콘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제약사와 파킨슨병 치료 이중항체 ‘ABL301’과 이중항체 표적항암제 ‘ABL001’에 대한 임상 성과를 놓고 기술수출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알테오젠과 삼천당제약 모두 1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알테오젠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메지온과 마찬가지로 27일에는 고액자산가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개인도 순매수로 돌아섰다. 삼천당제약은 23일부터 27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개인은 순매도를 보였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신라젠, 코미팜, 클래시스는 에이비엘바이오의 약진 탓에 전주보다 시총 순위가 1단계씩 하락했다. 콜마비앤에이치, 씨젠, 동국제약은 전주와 시총 순위가 동일했다. 차바이오텍은 삼천당제약이 시총 순위 20위 안으로 재진입한 탓에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총 20위권 밖 종목으로는 메드팩토와 텔콘RF제약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1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메드팩토는 상장 첫날 10% 넘게 급락했지만, 지난주 들어서는 24일을 제외하곤 3거래일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한 주간 주가 상승 폭은 22%에 달했다. 주력 파이프라인인 항암 신약 ‘백토서팁(성분명)’의 임상 성공 기대감에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린 덕분으로 풀이된다.
텔콘RF제약은 지난 한 주간 37%나 급락하며 2400억원어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신약 개발업체 비보존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의 미국 임상 3상 실패 소식에 직격탄을 맞았다. 텔콘RF제약은 비보존의 최대주주로, 이 회사 지분 22.99%를 보유 중이다.
비보존은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8월 종료한 오피란제린의 복부성형술에 대한 미국 임상 3a상 탑라인(최종 임상 결과 발표 전 먼저 공개하는 임상의 주요 결과) 데이터를 발표했다. 1차 유효성 지표인 ‘12시간 통증면적합’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미국 임상 3상은 실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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