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CFO 워치]'철강업 불황기', 동국제강 이연법인세의 '절세 효과'과거 이연법인세 부채 선제적 인식…현금흐름 둔화 해결, 이한균 상무 과제

구태우 기자공개 2020-03-16 08:25:4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3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가 휩쓸어 불확실성이 만연해 있는 요즘처럼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질수록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기업의 CFO 역할은 △자본조달과 현금흐름 관리 △기업가치 제고 △예산 결정과 비용 절감 등 다양하다. 이중 절세는 CFO의 주요한 과제 중 하나다.

세금은 안 낼 수는 없지만 줄일 수는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자금을 운용해 현금 유출을 최소화해야 하는 CFO에게 절세는 비용 절감 수단으로 꼽힌다.

철강사들은 전방산업인 건설업과 자동차산업의 침체와 원가 인상으로 '보릿고개'를 겪고 있어 비용 절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중 법인세는 국가 재정에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업가치와 무관한 비용이다. 절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5조554억원, 영업이익 1337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영업이익은 하락했는데 동국제강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02억원 증가하면서 성공적 내실 경영을 했다.


종속 및 관계기업의 투자손상으로 1026억원을 인식하면서 순이익은 적자를 냈다. 법인별로는 한국·브라질 합작사(발레 50%, 동국제강 30%, 포스코 20%)인 CSP 제철소에서 782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동국제강 중국법인과 연합물류에서 198억원, 45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이를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하면서 1299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회계상 손실로 현금 유출은 없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영업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절세가 과제로 부상했다. 전년인 2018년에는 영업 현금흐름이 5874억원에 달했던 반면 지난해에는 1905억원에 그쳤다. 외상거래 또는 재고자산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전이익이 적자인 상황에서도 법인세 부담은 늘어났다. 명목 법인세율로 책정했을 때 법인세 비용은 마이너스(-) 30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이연법인세 등이 적용되면서 342억원이 증액됐다.

'이연법인세 인식 예외'에 따른 일시적 변동금과 이월결손금이 각각 227억원, 82억원 반영되면서 법인세가 증액됐다. 이로 인해 39억원의 법인세 비용이 책정됐다. 법인세율로 산정한 법인세 비용(-305억원)에 342억원이 증액된 결과다.


이연법인세는 자산과 부채의 장부가액 차이로 미래에 부담하거나 경감받을 법인세 부담액을 의미한다. 회수가 예상되는 금액은 이연법인세 자산 항목에, 부담할 금액은 부채 항목에 인식한다. 이연법인세로 인식하지 않았던 자산과 부채가 일시적으로 변동하면서 법인세가 증액됐다.

기업회계기준서에 따르면 기업 결합을 하거나 과세소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거래를 할 경우 이연법인세로 인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무형자산을 최초 인식하거나 순자산의 공정가액을 초과해 영업권으로 계상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2018년과 2019년 '이연법인세 인식하지 않은 일시적 변동' 항목은 각각 227억원, 789억원을 기록해 평년보다 높게 나타났다.

동국제강의 절세 효과는 세무조정 과정에서 나타났다. 기업이 실제 부담하는 법인세 부담액은 세무조정 과정을 거친 후 결정된다. 법인세 비용에 이연법인세 변동액(당해연도 이연법인세 순액 - 전기 이연법인세 순액)을 반영한 금액이 실제 부담해야 할 법인세다.

동국제강의 이연법인세를 살펴보면 통상적으로 자산보다 부채가 많다. 회계기준과 세무회계의 차이로 인해 미래에 부담해야 할 법인세가 많다는 의미다. 그런데 2018년부터 이연법인세 부채 규모가 100억원 미만으로 낮아졌고, 이로 인해 이연법인세 변동액도 줄었다. 지난해와 2018년 이연법인세 순액은 각각 마이너스(-) 46억원, -36억원이다. 이를 반영하면 이연법인세 변동액은 10억원이다.

과거 이연법인세 변동액은 10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등락폭이 컸다. 이는 동국제강의 법인세 부담액을 높이는 결과로 귀결됐다. 지난해부터 변동액 규모가 줄어들면서 절세 효과가 발생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유형자산의 이연법인세 부채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의 법인세 부담액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최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법인세 부담액은 200만원으로 집계됐다. 2년 연속 1억원 미만의 법인세가 책정됐다. 동국제강은 CSP 제철소 투자로 현금 유출없는 적자를 보고 있지만, 이로 인한 절세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 분야의 전문가 설명을 종합하면 기업이 이연법인세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경영자의 판단이나 재량이 개입될 수 있다.

동국제강은 과거 이연법인세 부채를 선제적으로 인식한 결과 '철강업 보릿고개' 때 절세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국세 기여도는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절세를 통해 비용을 소폭이라도 절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계법인과 함께 절세 전략을 짠다. 동국제강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세무 자문을 받은 후 세무조정 과정을 진행한다. CFO는 영업 전망과 현금흐름 추이를 고려해 절세 방안을 모색한다.


동국제강 수익방어의 최전선에 있는 CFO는 이한균 재경실장(상무)이다. 이 상무는 2018년 SK네트웍스를 떠나 동국제강으로 옮겼다. 그는 2016년까지 SK네트웍스 회계실장을 역임했고, 이듬해 중국사업개선 TF장에 발령받았다. 동국제강의 첫 외부 출신 CFO다.

그는 철강업 불황기에 대비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누수 비용을 최소화해 가능한 한 수익을 내는게 그의 역할이다. 그러려면 절세는 놓칠 수 없는 과제 중 하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