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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프라삭 딜 매듭…사전 적격인수 평가 코로나19 불구 예정대로 거래종결…속도 내는 글로벌시계

진현우 기자공개 2020-04-21 09:34:1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업(MDI) 프라삭(Prasac) 인수에 마침표를 찍었다. 프라삭에 눈독들이던 경쟁사들을 제치고 경쟁력 있는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를 마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지 감독당국과의 신뢰 관계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13일 금융업계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프라삭 발행주식(1억6100만주)을 7021억원에 인수하는 바이아웃(Buyout) 거래를 마무리했다. 거래 당사자들은 풋·콜옵션을 주고받았고, 풋옵션 행사기간은 2021년 말 기준 재무제표가 확정된 일로부터 6개월 이내다. 국민은행이 2022년 상반기 남은 30%의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입하는 구조다.

국민은행이 캄보디아 1위 MDI를 인수할 수 있었던 건 당초 거래협상이 진행될 때부터 현지 감독당국의 사전 적격인수기관 평가가 전제돼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기관 M&A에서 거래종결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높은 절차는 감독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다. SPA를 체결하고도 잔금납입 선행조건인 당국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M&A는 곧장 불발된다. 각종 실사비용과 시간을 들이고도 아예 없던 일이 돼 버리는 셈이다.

현지 감독당국의 사전 적격인수기관 평가는 국민은행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었다. 특히 캄보디아 감독당국은 금융기관 숫자가 너무 많다는 판단 하에 수년 전부터 구조조정 분위기를 형성했다. 최소규제 납입자본을 두 배 가까이 상향조정하며, 자체적으로 자본 조달이 쉽지 않은 금융기관들을 걸러냈다. 동시에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들을 염두하며 산업재편에 점진적 행보를 보였다.

톱티어 MDI에 속한 프라삭도 상업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를 인지한 외국계 은행은 선제적으로 현지 감독당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등 관심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다만 감독당국과 10년간의 비즈니스를 통해 두터운 신뢰를 형성한 끝에 거래 상대방으로 낙점받은 건 국민은행이었다.

KB금융은 2009년 크메르유니온은행 경영권 지분(51%)을 인수하며 진출했다. 진출 초기부터 국내 기준의 높은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체제를 적용하는 등 현지 은행업 발전 기여에 힘써왔다. 감독당국 입장에선 KB금융이 국가 크레딧(신용)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 요인이 강해졌고, 이번 거래의 딜던(Deal Done)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사전 적격인수)를 사실상 마련해 줬다.

국민은행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될 프라삭은 수신이 가능한 소액금융기관이다. 제로금리에 근접한 핵심저원가성 예금 기반을 가진 덕택에 사실상 준은행급 지위를 가지고 있다. 전국을 커버하는 촘촘한 영업망과 높은 인지도에 기반한 브랜드 포지셔닝은 웬만한 현지 상업·특수은행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은행은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시켜 KB캄보디아은행과 합병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캄보디아 은행업은 △상업은행(43개) △특수은행(14개) △MDI(70개) △MFI(80개) 등으로 구성된다. MDI에 속한 프라삭은 은행들과 여신자산 규모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지난해 기준 여신자산 시장점유율은 약 7.6%로 알려졌다. 현지에선 프라삭의 여신자산과 시장 입지를 감안해, 핵심금융기관(SIFI·Significant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으로 분류한다. KB캄보디아의 시장점유율은 약 38위에 랭크돼 있다.

캄보디아 시장점유율 1위인 아클레다은행도 원래는 프라삭처럼 MDI였다가 상업은행으로 전환한 케이스다. 경영권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캄보디아 은행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현재 KB금융은 대주주 변경에 따른 고객·직원이탈 방지 등 이행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프라삭 인수후통합(PMI) 작업으로 분주한 상황이다.

금융업 관계자는 “미얀마 은행업에 법인 예비인가를 받은 국민은행은 캄보디아 프라삭 인수도 마무리하며 연초 글로벌 성과에서 국내 시중은행들을 확실히 앞서는 분위기”라며 “국내에선 압도적인 수신 기반을 자랑하며 입지를 굳혀온 국민은행이 수익성·건전성에 입각한 해외 포트폴리오를 조성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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