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 5000억 기술수출, 김용주 '뚝심’ 통했다 1년간 굵직한 딜만 3건, 코로나 치료제 대신 ADC 연구 매진
민경문 기자공개 2020-04-17 08:16:2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가 1년여 만에 다시 라이선스아웃(L/O) 잭팟을 터뜨렸다.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백신 관련 테마주가 쏟아지는 가운데 흔들리지 않고 ADC플랫폼 연구를 이어간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5000억원에 달하는 거래 규모는 2년 연속 흑자 전망에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레고켐바이오는 이달 14일 오후 ADC기반기술인 '컨쥬얼(ConjuALL)'을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 이하 익수다)사로 기술 이전했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선급금 및 마일스톤 포함 4963억원이다. 익수다는 컨쥬얼의 링커와 톡신 플랫폼을 활용해 3개 타깃에 대한 항암치료제 독점권을 가지게 됐다. 구체적인 계약금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 벤치마킹 데이터는 따로 없다”며 “다만 신약후보 물질이 아닌 R&D 앞단의 플랫폼 기술을 이전한다는 측면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익수다가 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타깃이 세 개인 점을 감안할 때 타깃당 1500억원 정도가 계산된 셈이다. 그는 “작년 초 처음 익수다와 접촉한 이후 MTA(물질이전계약) 체결 그리고 당사 플랫폼 평가 과정을 거쳐 이번 계약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ADC 산업 경쟁자가 레고켐바이오 기술 우수성을 인정해 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ADC는 2011년 ‘애드세트리스(adcetris)’의 허가를 시작으로 이제 9년 정도된 짧은 역사를 가졌다”며 “ADC분양 임상전문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익수다사의 최고기술책임자(CSO)인 로버트 러츠(Robert Lutz) 박사는 최고의 임상 전문가로 꼽힌다”며 “ADC 기술이 적용된 항암제가 임상단계로 진입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의 이번 딜은 작년 3월 L/O 거래(4548억원) 이후 1년여 만이다. 익수다가 NRDO에 가까운 회사인 것과 달리 당시 거래 상대였던 미국 밀레니얼파마슈티컬은 다케다제약의 100% 자회사다. 향후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3자 기술이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익수다와는 달리 독자적인 후속개발을 이어나갈 것이란 얘기다. 다케다 측이 ADC플랫폼 기술 중 결합방법과 링커기술을 도입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난다. 당시 계약금은 82억원 정도였다.
작년 7월 브릿지바이오-베링거인겔하임과의 'BBT-877' 딜까지 포함하면 지난 1년간 레고켐바이오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L/O은 3개로 늘어난다. BBT-877은 브릿지바이오가 2017년 레고켐바이오로부터 도입한 오토택신 효소(단백질) 저해 신약물질이었다. 당시 거래 규모만 1조 5000억원에 달했다. 20여년 전 LG생명과학 선후배 관계였던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와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가 만들어낸 작품이기도 했다.
2006년 레고켐바이오를 세운 김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은 제약 분야 전문가로 LG생명과학 신약연구소장을 지냈다. 레고켐바이오의 누적 L/O 규모만 6건,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는 창업 이래 160억원 규모의 첫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매년 연구개발비에 쓰는 돈만 180억원에 달한다. 신약 연구인력은 30명이 넘는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현재까지 코로나 치료제와 관련해선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익수다는 세계적 수준의 ADC 개발역량을 가진 회사"라며 "당사의 ADC 기술을 누구보다도 빨리 임상개발단계에 올려 놓을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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