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여신 늘린 하나은행, 대손비용률 관리 '두각' [은행경영분석]NPL·연체율 하락, 부문별 담보대출 비중 80%대…충당금 적립요인 감소
손현지 기자공개 2020-05-01 10:22:0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9일 13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대손비용을 역대 최저수준으로 감축했다. 과거부터 위험업종의 대기업 여신은 줄이고 담보여신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은행은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음에도 충당금 적립요인을 줄여 순익을 15% 늘렸다. 이는 보수적인 자산정책을 취한 그룹의 순익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지난달 말 대손비용률(Credit Cost)은 전분기 대비 1bp 상승한 0.06%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0.1% 내로 관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보수적인 여신정책 효과로 작년 한 해 동안 대손비용이 250억원 감소한 데 이어 올해에도 추가감축에 성공한 것이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1분기 부실이 워낙 적게 발생한데다가 연체가 발생했던 자산 마저도 담보가 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담보여신을 유암코, 대신F&I 등 NPL시장 팔면서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담보 연체자산에 비해 충당금 적립 고민을 덜했다는 뜻이다.
특히 가계여신의 연체율은 다른 곳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여신 자산건전성도 타은행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1~3월 사이 연체율(가계+기업)은 지난달 말 기준 0.25%로 전년동기 0.38%에 비해 0.13%포인트 낮아졌다.
충당금 적립요인이 줄어들면서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60억원으로 전년 동기(860억원)에 비해 절반 넘게 감축했다. 그 중 기업 충당금은 133억원으로 삼분의 일 수준에 불과하다. 그룹의 대손비용률 또한 0.1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나은행 2015년 옛 KEB외환은행과 합병 당시만 해도 대손비용률 관리에 골머리를 앓았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등 위험업종 기업 부실에 대한 대손충당금 전입 요인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실제로 대기업 여신 비중은 높은 편이었다. 외환은행을 품기 직전인 2015년 2분기 하나은행의 대손비용률(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대손비용률 단순 합)이 0.47%에 달했다. 대기업 대출을 합산한 금액은 30조원을 넘었다. 이는 전체 기업대출 가운데 38%에 달한다. 당시 국내 은행의 평균 대기업 대출 비중이 26.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0% 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였다.
하나은행은 위험업종으로 분류되는 여신을 중심으로 상·매각을 진행했다. 아울러 부실화가 우려되는 기업에 대해선 부실 초기단계부터 관리하는 등 경기변동에 대비했다.
예컨대 2017년 채권단 중 유일하게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에 대해 대출건전성을 '요주의'로 분류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고, 2018년에도 금호타이어에 대한 충당금을 1100억원으로 높게 적립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시스템적으로 우량기업을 선별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6개월에 한번씩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업종별로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전망이 좋지 못한 기업 비중은 조정했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새로 부도가 발생한 기업대출 대부분은 부동산담보가 있는 대출이었다"며 "담보 처분 등을 통해 대출을 회수해 대손비용을 낮출 수 있었고, 대손비용률 하락으로 연결됐다"고 전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지난해 1분기(0.54%)에서 꾸준히 하향세를 보이며 올해 1분기 0.37%까지 개선됐다. 1~3월 사이 정상으로 분류되는 여신은 3% 늘어난 반면 요주의이하 여신은 2% 가량 감소했다. 해당기간 충당금 여력을 나타내는 NPL커버리지비율도 89.3%에서 95.1%까지 끌어올렸다.
하나은행은 향후에도 부실 징후가 있는 고위험 부문과 잠재부실 우려 기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4분기 이후 기업 신용등급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을 것"이라며 "소비재 산업 타격이 크지만 회복도 그만큼 클 것인 만큼 세부적인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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