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EUV제조업 점검]필옵틱스, 글로벌 FMM 시장에 '도전장'⑨日 히타치-다이니폰프린팅 100% 독점, 컨소시엄 구성해 샘플테스트 진행
조영갑 기자공개 2020-06-25 08:22:50
[편집자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EUV(극자외선) 공정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코스닥 상장 협력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EUV 반도체 공정과 관련 소재 국산화, 장비개발에 나서고 있는 코스닥 상장 반도체 기업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9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학계 강소기업' 필옵틱스가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OLED용 파인메탈마스크(FMM)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에칭(etching)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DNP에 맞서 전주도금 방식으로 개발해 맞불을 놓겠다는 구상이다.업계에 따르면 필옵틱스의 6세대 혹은 8세대 비에칭 FMM 기술은 이미 수준급에 올라선 것으로 파악된다. 필옵틱스는 이미 2017년 1000ppi 수준의 FMM을 출시해 주목받았다. DNP의 FMM은 600ppi 수준이다. ppi는 해상도 단위로 높을수록 고화질로 평가된다. 다만 필옵틱스의 FMM 기술은 완성도 문제를 넘어 고객사 샘플테스트, QA 등의 과정을 거쳐야 양산에 나설 수 있다.
FMM는 섀도우 마스크(Shadow Mask)라고 불리기도 하는 얇은 메탈 소재판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심부품이다. 약 2000만개 이상의 구멍이 뚫린 박막에 고온 기화시킨 유기물질을 증착해 화소를 형성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초박막 형성 수퍼인바(Invar) 기술을 유일하게 보유한 일본 히타치메탈이 DNP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EUV 공정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공정에도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세정, 증착, PR도포, 노광, 현상, 식각 등 공정과정이 거의 유사한데, 노광과정에서 파장이 매우 짧은 극자외선(EUV)으로 인해 미세한 패턴의 리소그래피(패턴형성) 공정이 요구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착되는 FMM의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필옵틱스는 FMM 관련 공정과정에 특화된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주도금 방식'의 FMM 개발에 속도내고 있다. 이른 시일에 양상화 한다는 목표다. 현재 필옵틱스를 비롯해 3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철과 니켈을 일정 비율로 섞어 금속박막을 형성하는 전주도금 방식은 히타치메탈-DNP의 에칭(Etching) 방식의 FMM에 비해 초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컨소시엄은 인장, 증착 과정에 특화된 공정전문 기업으로 현재 3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구체적인 사명은 공개할 수 없다"며 "다만 현재 1000ppi 이상의 초고해상도 FMM의 샘플을 두고 주요 고객사와 품질에 대해서 협의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디스플레이로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아직 양산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컨소시엄 측은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 다수의 기업이 FMM 관련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주요 고객사인 필옵틱스 역시 삼성과 협의를 통해 개발에 진척을 보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풍원정밀, 웨이브일렉트로닉스, APS홀딩스 등이 FMM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노광기 부문의 성장도 기대된다. 필옵틱스는 반도체 부문보다 디스플레이 공정 부문에 특화된 기업이다. 그 중심에 노광기(사진)가 있다. 삼성SDI, OTS테크놀러지 출신 한기수 대표가 2008년 창업한 이후 1년 만에 노광기를 출시해 시장에 파란을 던졌다. 당시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노광기 시장에서 국산화 기수로 등장해 빠르게 사세를 키웠다.
노광기는 빛을 쪼여 반도체 웨이퍼나 PCB(인쇄회로기판)에 회로를 그리는 기계다. 반도체용 노광기는 네덜란드 ASML이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기술 난도가 매우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필옵틱스의 노광기는 PCB, TFT(박막트랜지스터) 공정과정에 특화된 노광기다. 반도체 노광기와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기 공급에 성공하면서 사세를 키우기도 했다.
현재는 중국 등 중소형 디스플레이 업체로 수출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용 레이저커팅 장비를 비롯해 노광장비 등의 비중은 총 매출 대비 84.3%에 이른다. 1분기 514억원 중 433억원을 이 분야에서 벌어들였다. 지난해 DI 노광기 개발에 성공해 시판을 앞두고 있다. DI 노광기는 마스크 소재가 필요없어 다이렉트 이미징 공정이 가능하다. 그만큼 생산효율이 높아진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현재 6세대 혹은 8세대 FMM과 DI 노광기 두 축으로 미래 부가가치를 창출하려고 한다"며 "FMM 개발은 양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고객사의 샘플테스트·품질인증 등을 거쳐 적용이 확정되면 일본산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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