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회사채 시장서 존재감 부각…1.2조 인수 인수 프로그램 가동 영향…수수료 수입 24억
임효정 기자공개 2020-07-06 15:07:4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3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올해 회사채(SB)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책금융 지원책이 가동된 결과다.산업은행은 올 상반기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을 통해 1조2000억원이 넘는 물량을 인수했다. 상반기 기준 인수 규모가 조단위를 기록한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 2016년부터 인수액는 1000억원을 넘지 않았다.
하반기 인수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프로그램 시행이 오는 9월까지 이어지는 데다 당초 예상보다 미매각 발생이 적다보니 지원 한도에도 여유가 있다.
◇2분기 1조2190억 인수…인수단 참여 20건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 상반기 SB시장에서 총 1조2290억원을 인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반기 만에 조단위 회사채 물량을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수실적 대부분은 2분기에 발생했다. 2분기 회사채 인수액은 1조2190억원이다. 산업은행은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다음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하며 2분기 SB 인수액 기준 5위에 올랐다.
산업은행의 인수실적이 2분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는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시행한 인수 프로그램 영향이다.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 가운데 하나다. 차환을 목적으로 공모 회사채 발행하는 건에 대해 산업은행이 인수단에 포함돼 미매각분을 우선 인수하는 방식이다. 지원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오는 9월말까지 운용한다.
산업은행은 인수 프로그램 시행 이후 롯데칠성음료를 시작으로 총 20건의 딜에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기계, 한화건설, 사조산업 등이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해 산업은행이 미매각분을 우선 인수했다. 롯데쇼핑, 호텔신라 등 딜에서는 최대치까지 증액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일부 물량을 인수하기도 했다.
1조2000억원이 넘는 회사채를 인수하며 수수료 수익도 늘었다. 상반기 SB시장에서 기록한 수입은 24억3500만원이다.
◇3분기 인수 물량 확대 전망
산업은행의 인수 규모는 하반기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로 참여하는 비중이 줄어들면서 인수 프로그램 활용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회사채 시장 안정화 대책이 가동된 이후 발행시장실과 기업금융실을 통해 대다수 딜의 수요예측에 투자기관 혹은 인수단 형태로 참여했다. 다만 두 조직간 조율을 통해 한 건의 딜에 투자와 인수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도록 했다.
발행사와 주관사는 산업은행이 투자기관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방식을 더 선호해왔다. 미매각 발생 시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 인수 프로그램보다 산업은행이 투자기관으로 참여해 미매각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 산업은행이 기관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보다 인수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는 방식을 권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회사채 시장 내 투심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인수 프로그램 한도도 남아 있어 하반기 신청 기업이 많아질 가능성도 크다.
시장 관계자는 "인수 프로그램은 미매각 발생 시 지원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미매각 발생 규모가 크지 않아 한도가 많이 남아 있다"며 "산업은행에서도 투자기관으로 참여하는 것보다는 지원책으로 내놓은 인수 프로그램을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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