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에 뺨맞은 금호석유화학, 라텍스로 웃었다 [화학업계 코로나 수혜 점검]니트릴 장갑 원료로 판매 확대…라텍스 가동률 100% 유지
이아경 기자공개 2020-07-09 09:29:36
[편집자주]
코로나19는 국내 석유화학업황의 다운사이클을 장기화시키는 악재지만 일부 화학업체들은 때아닌 수혜를 누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마스크와 라텍스장갑, 손세정제, 구강청결제 등 위생용품의 원료 공급이 대표적인 예다. 전방산업 악화로 전사 매출 개선은 제한적이지만, 위생관념은 계속 강화된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성은 기대할 만하다. 더벨은 코로나19가 되레 호재가 되고 있는 화학업체들의 사업 이모저모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7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합성고무 시장의 대표주자인 금호석유화학은 연초 코로나19가 확산될 당시 위기감에 휩쌓였다. 전방산업인 타이어 업체들과 완성차 업체들이 하나 둘 공장 문을 닫으면서 타이어의 원료인 합성고무 사업도 타격이 예상됐기 때문이다.타이어용 수요는 계속 부진한 상태지만 현재 분위기는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한 수혜를 기대하는 쪽으로 변했다. 선제적으로 생산능력을 키워온 라텍스 사업이 의료용 장갑 수요 확대로 탄력을 받고 있다. NB라텍스는 의료용 장갑인 니트릴 장갑의 원료다.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단숨에 '기회'로 바꾼 셈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사업부문은 크게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페놀유도체·에너지 3부문으로 나뉜다. 매출 비중은 각각 38%, 23%, 38%로 고른 편이지만, 대표사업은 단연 '합성고무'다. 타이어에 들어가는 SBR과 BR은 물론 의료용 장갑소재로 쓰이는 NB라텍스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입지를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그간 공급과잉 상태인 범용고무 비중을 줄이고 마진이 높은 라텍스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2016년 연 20만톤에 불과했던 NB라텍스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연 58만톤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SBR과 BR 등 범용고무의 생산 라인 일부를 라텍스로 전환했고, 오는 11월에는 추가 증설한 연 6만톤의 NB라텍스가 상업가동에 들어간다. 연말 기준으로 보면 NB라텍스 생산능력은 연 64만톤으로, SBR 및 BR 생산능력을 연 4만톤가량 초과하게 된다.
니트릴 장갑 전부터 증가하던 라텍스 수요는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NB라텍스 수출량은 사상 최대치를 찍었으며, 내년까지도 월별 NB라텍스 수출량은 계속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라텍스 설비 가동률과 판매율은 100%를 유지하고 있다. 니트릴 장갑 생산업체들이 몰려있는 말레이시아에서 입지를 더 굳히되, 위생 관련 수요가 높아지는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증대도 대비하고 있다.
증권가는 이에 따라 올해 금호석유화학이 작년보다 이익 수준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매출은 4조5065억원으로 작년보다 9.47%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25% 증가한 4607억원이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7% 급증한 5780억원을 추정치로 제시하며 10년 중 최대 실적을 거둘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자동차 및 타이어업체의 가동 재개로 인한 수요 개선 가능성과 NB 라텍스의 중장기 성장성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 역시 코로나19로 일부 수혜를 보고 있다. 금호피앤비화학은 페놀·아세톤→BPA→에폭시 수지로 이어지는 생산체계를 구축했는데, 이중 아세톤 사업이 호조를 띄고 있다. 아세톤은 손세정제 원료인 IPA의 기초원료기 때문이다. 손세정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아세톤은 지난 4~5월 마진이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은 범용고무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카 컸으나 수익성이 더 악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나 타이어업체들도 다시 가동에 들어가면서 합성고무 수요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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