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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호 뉴 DB, 제조·금융 CFO 역할 급부상 '세대교체' 후 첫 인사 재무라인 약진, 리스크 관리 및 내실경영 특명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17 09:13:4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그룹(옛 동부그룹)이 '2세 경영 체제'를 맞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의 임원을 그룹의 제조와 금융 부문을 지휘할 사령탑으로 승진 임명했다. 재무라인 출신의 이들 임원은 '컨트럴타워' 역할을 하면서 김남호 신임 회장을 보좌하는 중책을 맡았다.

DB그룹은 지난 1일 2세 김남호 회장이 취임하면서 오너십이 바뀌었다. '새 리더십'이 그룹을 재건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DB그룹은 13일 오전 경영진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구교형 그룹 경영기획본부장(사장)과 이성택 DB금융연구소 사장의 승진 인사다. 이들은 CFO 출신으로 주로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구교형 DB그룹 경영기획본부장, 이성택 DB금융연구소 부회장

그룹의 오너십 교체 시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실세'임을 분명히했다. 앞으로 구 부회장은 그룹 전반과 제조 부문을, 이 부회장은 금융 부문을 책임 경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1956년생인 구교형 부회장은 1983년 삼성물산에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삼성맨'으로 상무까지 승진한 뒤 동부그룹(현 DB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동부제철(현 KG동부제철) 전략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동부제철은 포스코로부터 원료 독립을 목표로 약 1조원 규모의 전기로 3기 건설을 결정한 후였다. 이 투자는 김준기 전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회사의 '명운'이 걸렸던 프로젝트였다. 구 부회장(당시 상무)은 당시 전략기획팀장으로서 해당 프로젝트를 성사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은 전기로 준공 이후인 2010년 DB하이텍 재무 및 기획관리 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8년 동안 CFO를 역임했다.

DB하이텍은 그룹의 주력 제조 계열사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주로 하는 회사다. 지난해 기준 연 매출은 8000억원(영업이익률 22.4%)에 달해 제조부문의 핵심 회사로 꼽힌다. 그가 CFO로 부임하는 동안 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DB하이텍의 규모도 축소됐다. 성과도 있었다. 부채비율은 절반 이상 낮아져 100% 미만으로 하락했고, 연간 반도체 생산실적도 35만장 이상 증가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기획본부장으로 발탁돼 그룹 경영 전반을 이끌었다.

금융부문은 이성택 부회장이 이끌었다. 1952년생인 이 부회장은 1974년 동부건설로 입사했다. 동부건설은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이 창립해 그룹의 모태였다. DB그룹은 소규모 건설업으로 시작해 중동 등 해외 건설 공사를 수주하며 규모를 키웠다.

이 부회장은 1983년부터 DB손해보험과 DB금융투자 등 금융 계열사에서 CFO와 CEO를 맡았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DB생명보험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DB금융연구소장으로 옮긴 후 현재까지 사장을 맡고 있다.

DB금융연구소는 그룹 금융 계열사의 '전략기획실' 같은 성격을 띄는 곳이다. 김남호 회장은 동부제철로 입사해 2015년부터 DB금융연구소에서 경영 전반에 대해 배웠다. 이 부회장이 최측근에서 김 회장을 보좌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CFO의 승진은 그룹 전반에 내실 경영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남호 회장은 지난 1일 이취임사를 통해 "그룹이 어떤 환경변화에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와 해외의 기업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확실해졌다.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대응능력이 중요해졌다.

이번 인사는 구 부회장과 이 부회장이 40여년 이상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DB그룹이 경영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내실을 키우라는 의도도 담겼다.

재계는 이번 인사를 '세대교체' 인사로 내다봤다. 김준기 전 회장이 직접 발탁한 이른바 'OB' 인사들이 퇴임하고, 실무 중심의 신진 세력이 기용됐기 때문이다. 먼저 이번 인사로 그룹 내 회장직은 김남호 회장만 갖게 됐다.

이근영 그룹 회장과 윤대근 DB 금융연구소 회장, 최연희 DB inc 회장은 이번 인사 때 퇴임했다. 회장단이 대폭 줄어든 대신 부회장단이 1명에서 5명으로 확대됐다.

윤대근 전 회장은 김 전 회장과 동서지간으로 1977년 동부건설에 입사해 43년간 DB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역임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그룹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본 인사다.

최연희 회장은 15~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4선의 정치인으로 2014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옛 동부팜한농(현 팜한농) 회장과 DB inc 회장을 역임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부임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그는 6년 여 간 그룹에 몸담은 후 이번에 퇴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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