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10년물 도전…AA- 장기물 '금리경쟁' 가세 [발행사분석]최대 5000억 조달…GS EPS·LG이노텍 이어 2.2~2.3% 확정금리 노려
강철 기자공개 2020-08-25 13:03:2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4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국내 크레딧 시장에서 직접 조달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10년물 발행에 도전한다. 업계에선 66조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 한국판 뉴딜에 따른 건설 경기 부양 기대감, 안정적인 현금흐름 등을 거론하며 어렵지 않게 목표액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현대건설은 10년물의 가산금리 밴드 구간을 3년물보다 소폭 넓힌 '-0.40~+0.40%'로 산정했다. 밴드 최하단에서 모집액을 모을 경우 2.2~2.3% 수준에서 금리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2.2~2.3%는 같은 AA- 등급인 GS EPS, LG이노텍과 유사한 수준이다. 건설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며 동급 발행사 수준의 금리를 확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이후 첫 발행…수요예측 흥행 시 최대 5000억 증액
현대건설은 다음달 2일 304회차 공모채를 발행해 2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트렌치는 3년물 1200억원, 5년물 700억원, 10년물 300억원으로 구성했다. 코로나19가 심각해지기 직전인 지난 2월 5·7년물로 3000억원을 확보한 이후 약 6개월만에 다시 발행하는 공모채다.
국내 DCM 시장의 빅3 초대형 투자은행(IB)인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주관사단은 오는 25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모집액을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올 경우 금리 등을 고려해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조달하는 최대 5000억원의 자금은 전액 건설자재 대금으로 활용한다.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현대제철, 현대리바트, 현대오토에버 등 그룹 거래처에 약 110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나머지 3900억원도 LG전자와 LS전선을 비롯한 협력사 지급 예산으로 책정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시공능력, 풍부한 수주 잔고, 실적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재무 안정성 등을 평가 근거로 제시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 리스크도 제한적이라고 봤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대건설의 수주 잔고는 66조2917억원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 송도 A16 공동주택 조성, 쿠팡 물류센터 건립 등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수주가 증가한 결과 2019년 12월 말(56조3291억원) 대비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면서 건설 투자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현대건설이 친환경과 스마트를 중심으로 한 고급화 전략에 성공하고 있는 만큼 정책이 본격 이뤄지면 수주 잔고가 지금보다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건설사가 잇달아 미매각을 낸 탓에 업종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 남아있으나 더블A인 현대건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각에선 '긍정적' 아웃룩 가능성에 대한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첫 10년물 도전…'GS EPS·LG이노텍' 비교 관심
현대건설이 10년물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은 직접 조달을 시작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만기가 긴 차입이 필요할 때마다 종종 7년물을 찍긴 했으나 10년물을 발행한 적은 없었다. 같은 AA- 등급인 GS EPS와 LG이노텍이 최근 잇달아 우수한 금리로 10년물 발행에 성공한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10년물의 가산금리 밴드를 개별 민평 수익률의 '-0.40~+0.40%'로 제시했다. 현재 회사채 시장에서 수급이 가장 활발한 3년물(-0.30~+0.30%)보다 플러스 구간을 0.1% 넓히며 투자자에게 금리 메리트를 제시했다.
지난 20일 기준 현대건설 10년물의 개별 민평 수익률은 2.652%다. 밴드 최하단 구간에서 모집액 300억원을 모으면 2.2~2.3%의 금리를 확정할 수 있다. 2.2~2.3%는 GS EPS과 LG이노텍이 최근 발행한 10년물의 금리와 비슷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첫 10년물이라고 해도 300억원이 큰 규모가 아닌 만큼 판매는 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건설과 주관사단이 보험사를 비롯한 장기물 수요 기관을 중심으로 10년물의 판매 대상을 미리 섭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기관이 만기가 긴 건설채의 매입을 제한하는 점은 수요예측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완판은 충분히 가능해보이나 GS EPS와 LG이노텍처럼 밴드 최하단에서 가산금리를 확정하는 것이 어려울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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