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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깐깐했던 회계사, PE서 '일신우일신' WWG 한상협 상무재무제표 분석능력 탁월, 안정적 투자 지향

김병윤 기자공개 2020-10-13 10:02:04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2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5년차를 맞은 WWG자산운용은 서서히 '신생' 딱지를 떼어가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2017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산운용사 설립등기를 받은 후 매해 바이아웃(buy-out) 1건씩을 성사시키고 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차곡차곡 트랙레코드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 첫 블라인드펀드 결성까지 마쳤다.

여러 금융기관 출신 인사들이 모인 WWG자산운용에서 한상협 상무(사진)는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회계사 출신답게 수치에 밝고 업무 처리가 꼼꼼해 WWG자산운용이 성사한 모든 거래에 관여했다.

◇회계법인부터 PE까지…투자 내공 차곡차곡

1998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한 상무는 졸업 직전 연도인 2005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경영학과 졸업과 동시 삼일PwC에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었다. 본래 한 상무의 최우선 관심은 PEF에 있었다. 기업 인수 후 구조조정을 거쳐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PEF의 매력에 매료됐다.

한 상무가 대학교를 졸업할 땐 국내 1세대 PEF 운용사가 막 탄생할 시기였다. PEF가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에 무턱대고 뛰어들기보단 회계법인에서 차근차근 실무를 익히는 게 낫겠다고 판단, 회계법인을 첫 직장으로 선택했다.

한 상무는 회계사로서 경험할 수 있는 업무를 여럿 거쳤다. 삼일PwC 재직 4년 동안 회계감사(삼성중공업·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현대비앤지스틸 등), 기업가치 평가, 기업 자문(예림당 우회상장), 부동산 개발사업 사업성 평가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회계법인에서 기본기를 갖춘 한 상무는 메티스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기며 투자가로 전향한다. 메티스인베스트먼트는 한 상무에게는 의미가 깊다. 5년 동안 메티스인베스트먼트에 근무하며 딜 소싱부터 펀딩까지 투자 업무 전반을 다뤘다. 다양한 금융기법을 실제 거래에 녹여냈고, LP(Limited Partner) 네트워크도 갖춰나간 시기다.

한 상무는 이후 브리즈파트너스와 CNH홀딩스에서 각각 1년씩 투자 경력을 추가한다. 업무 기간이 길진 않았지만 기존에 다뤄보지 않았던 금융상품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할 수 있었다. 특히 CNH홀딩스에서는 국내 상장·비상장 주식뿐 아니라 미국 주식에도 투자하며 시야를 넓혔다.

한 상무는 2017년 9월 WWG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긴다. 과거 투자를 진행하면서 박제용 WWG자산운용 대표이사와 연이 닿게 되면서다. WWG자산운용으로 이직 후 현재까지 한성크린텍·우당기술산업·세명테크 등 경영권 인수에 참여했다.


◇투자 스타일·철학 : 모험보다는 안전…리스크 최소화 중점

한 상무는 스스로를 보수적 투자가라고 평가한다.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에 투자의 방점을 둔다. 투자처를 검토할 때 최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게 재무제표다. 무엇보다 수치로 검증된 기업에 투자한다는 게 한 상무의 투자 스타일이다. 한 상무는 재무제표 분석에서부터 적잖은 공을 들인다. 회계사로 체득한 경험이 빛을 발한다.

한 상무의 투자 성향은 WWG자산운용의 철학과도 잘 어울린다. WWG자산운용은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업 중심으로 투자한다'는 원칙 아래 꾸준히 이익을 실현하는 업체를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수처리시설 공사업체 한성크린텍, 소방용밸브 제조업체 우당기술산업 등 지금까지 WWG자산운용이 투자한 기업 모두 그 투자 철학이 반영돼 있다.

한 상무는 "WWG자산운용의 구성원 간 투자 색깔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며 "때문에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 투자 기조 녹아든 '우당기술산업' 바이아웃

WWG자산운용의 두 번째 바이아웃인 우당기술산업은 하우스의 투자 기조가 잘 반영된 사례다. 인수 당시 우당기술산업은 국내 시장점유율 기준 소방용밸브 1위, 스프링쿨러헤드 2위 업체였다. 건물 소방 설비 설치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2014년 이후 매출·영업이익이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었다.

WWG자산운용 인수 전 우당기술산업의 지분 100%는 창업주가 소유하고 있었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했지만, 그 이면에는 개인회사의 한계도 명확했다. 창업주는 경영권 매각을 결심한 뒤 투자자를 물색했고, 한 상무의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가 시작됐다.

실사에 돌입한 WWG자산운용이 파악한 장단점은 명확했다. 수익성·성장성은 양호한 반면 개인회사 체제의 비체계적 시스템은 문제였다. 또한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내수시장에서만 매출이 발생하는 점도 개선이 필요했다. WWG자산운용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해외진출을 이룬다면 기업가치 증대가 확실한다고 판단, 우당기술산업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한 상무는 인수 후 체질 개선의 중책을 맡았다. 그는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과제로 △체계적 관리시스템 구축 △성과주의 정착 △볼트온 투자 기반의 시장 다변화 추진 등 3가지를 꼽고 해결해나가고 있다.

WWG자산운용 인수 후 우당기술산업은 회사의 업무에 맞는 전사적자원관리(ERP)를 구축, 재고·생산 관련 데이터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또 영업이익의 증가분이 성과급으로 이어지는 인센티브 체계를 구축했고, 해외진출을 위해 해외판매망을 보유한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트랙레코드2 : PMI 본격화 세명테크

세명테크는 WWG자산운용이 설립 후 처음 조성한 블라인드펀드의 첫 투자처다. WWG자산운용은 올 5월 세명테크가 단행한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 신주 70.6%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했다. 외부 자본유치를 검토하던 세명테크 대주주와 투자처를 물색하던 WWG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거래가 성사됐다.

폐기물 신재생업체 세명테크는 WWG자산운용 입장에서는 도전일 수 있다. 투자 안정성을 최우선시했던 기존의 행보에서 벗어난 투자이기 때문이다. 세명테크는 2018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말 현재 부채비율은 230.7%다. 부채비율은 1년 만에 300%p 개선됐지만, 100% 안팎으로 부채비율이 관리되고 있는 한성크린텍·우당기술산업 대비 재무건전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WWG자산운용은 세명테크 인수 후 통합(PMI)의 중점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꼽고 있다. 신주 취득 대금으로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세명테크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 업무 또한 한 상무가 주도하고 있다.

한 상무는 "WWG자산운용이 인수한 기업의 가치는 경영의 비효율만 개선해도 크게 제고될 것"이라며 "세명테크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빠르게 이루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평가 : "회계사 출신 실력파"

한 상무에 대한 업계의 평가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키워드가 몇 개 있다. '회계사 출신', '재무제표 마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 결정에 있어 그의 회계사 경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는 의미다.

한 상무와 함께 메티스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했던 조수현 브리즈파트너스 상무는 "한 상무는 회계사 출신답게 숫자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재무제표를 완벽하게 분석한다"며 "수치 분석을 기반으로 어떠한 투자든 완성도 높게 진행하는 게 한 상무의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WWG자산운용 투자 건의 실사를 맡았던 이상훈 삼일회계법인 이사의 평가도 유사하다. 이 이사는 "한 상무는 재무제표의 전문성이 상당히 뛰어나다"며 "업무에 필요한 의사소통이 상당히 수월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상무가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도 굉장히 합리적”이라며 "자문사와 서로 도우며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 : "중형급 거래 성사 목표…호시우행 해나갈 것"

한 상무가 가장 먼저 꼽은 목표는 중형급 거래 성사다. 꾸준히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보다 큰 규모의 거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WWG자산운용이 효성캐피탈 인수를 추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무리한 베팅에는 선을 그었다. 이전에 진행한 거래보다 큰 규모의 트렉레코드가 필요한 건 분명 맞지만 하우스의 투자 철학에서 벗어나지는 않겠다는 설명이다. 한 상무는 "PEF 운용사는 LP의 투자금을 받아 운용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WWG자산운용이 내건 투자 철학을 확실히 지키면서 거래를 성사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립 후 아직 이루지 못한 금융업 투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WWG자산운용 내 금융기관 출신 인사가 여럿 포진한 만큼 금융업 투자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한 상무의 생각이다. 한 상무는 "지금까지 투자 포트폴리오는 제조업으로만 구성돼 있다"며 "적합한 금융 매물이 있다면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상무는 투자 엑시트(exit)도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는 "아직 엑시트 트랙레코드가 없는 WWG자산운용에게 첫 투자금 회수 실적은 중요하다"며 "인수한 기업의 경영 비효율을 없애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성공적인 엑시트 실적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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