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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펀드, 선점효과로 '성과·레코드' 선순환" [thebell interview]정해성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부동산본부장

김시목 기자공개 2020-10-16 09:41:12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4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일 펀드 기준 6000억원대. 국내 부동산 운용사의 블라인드 구조 상품으로는 으뜸이다. 통상 1000억~2000억원대이거나 최대 4000억~5000억원임을 고려하면 남다른 존재감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위상의 중심엔 부동산본부장인 정해성 전무(사진)이 있다.

6000억원대 산업단지개발 펀드는 2010년대 초반 선제적인 시장 개척이 일궈낸 결실이다. 10년여 가량 성과와 레코드가 선순환을 내면서 자금이 계속 유입됐다. 펀드는 10년여 만에 20배 가량 커졌다. 소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운용사 전체 수익도 견인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부동산본부는 계속해 확장과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조직 및 인력 보강은 물론 해외 블라인드 비즈니스 진출 등은 일환이다. 물론 대전제는 대형 금융그룹 계열 운용사로서 고객자금의 안전한 관리다. 이를 외면한 수익 추구는 지양한다.

◇ 산업단지 개발 역량 노하우 10년 축적 '결과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2020년 더벨 부동산리그테이블에서 블라인드펀드 약정액 6000억원으로 최상위 규모를 자랑했다. 일반산업단지를 비롯 스마트 및 그린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 호텔, 물류, 근로자기숙사 등 개발사업에 자금을 투입해 운용한다.

산업단지개발 블라인드 펀드는 2010년대 초반 처음 설정됐다. 당시 300억원으로 크지 않았다. 이후 조금씩 덩치를 불려오다 2017년 들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민간에 맡기는 산업단지개발 프로젝트 등에서 꾸준히 자금을 확보했다.

산업단지개발은 노후화된 국가산업단지를 현대화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공단 사업자들의 요구 방향을 온전히 이행하거나 운용사에서 선제적으로 컨설팅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공단 내 사업자들이 이탈할 경우 토지를 매각 및 개발하는 관련 사업도 대상이다.

정 본부장은 “심플하게 재정을 투입해 오래된 산업단지를 최신식으로 개발하는 일에 운용사가 자금을 위임받아 주도하는 것”이라며 “정권 변화에 따른 큰 부침없이 필수불가결한 자금이 집행되는 만큼 꾸준히 자금을 늘려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운용업계 내 산업단지개발 부문에 관해서 최상위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JB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등 후발 주자들이 한 발 늦게 뛰어들면서 딜을 수임하고 있지만 아직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업력이나 규모 면에서는 몇 수 아래다.

10년 안팎의 산업단지개발 역량은 시장에 진입해 파이를 가져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쌓였다. 안정성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수익을 올리면서 고객들이 다시 오더를 주는 선순환 구조가 안착됐다. 시장 개척, 성과 창출, 자금 유입 등 선순환 기조로 연결된 셈이다.

산업단지개발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소위 ‘돈되는 사업’이 아니다. 운용사 입장에선 일종의 소명감없인 하기 힘들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자금이 쌓이면서 추종을 불허하는 외형을 일궜다. 수입도 일정분 규모의 경제가 달성된다.

운용사는 물론 정 본부장 역시 비즈니스 외 사회적 책임의 연장선으로 산업단지개발에 정성껏 공을 들이고 있다. 투입 대비 수입은 많지 않지만 5명 안팎의 매니저를 투입해 펀드 운용 및 관리를 맡긴다. 사회 인프라 시설의 일종인 만큼 안정성을 가미하고 있다.

그는 “돈만 보고 했다면 사실 10년 전부터 무리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사업 자체가 노후화된 시설을 재정 투입으로 근대화하는 작업인 만큼 사명감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고객들과도 두둑한 유대감이 형성된 기반”이라고 덧붙였다.

◇ 해외 블라인드 준비, 리스크 전제 수익 관리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블라인드펀드 수탁고는 약 1조5000억원이다. 오퍼튜니스틱 전략으로 분류되는 산업단지개발 펀드를 제외하면 코어 전략 두 펀드가 규모가 크다. 중소형오피스블라인드펀드와 코어오피스 블라인드 펀드로 규모는 각각 2000억원에 달한다.

부임 후 8년 간 꾸준히 외형을 키우고 수익을 내왔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블라인드펀드가 국내 파트에 쏠려있는 점이다. 연초 추진했던 해외 투자 블라인드펀드가 연기된 영향이다. 뒤로 밀려나긴 했지만 여전히 개척해야 할 비즈니스로 준비하고 있다.

전담인력이 나눠져있는 프로젝트펀드의 경우엔 국내와 해외로 모두 나눠져 1조5000억원 규모로 운용 중이다. 상품 특성상 구체적인 투자처를 잡고 고객을 유치하는 만큼 해외 시장 역시 일찌감치 활용 중이다. 복수의 국내외 부동산 실물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익히 알려진대로 부동산업계에서 산전수전 다겪은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여기에 또하나의 저력은 바로 30여명의 본부 인력들이다. 운용사의 최대 적인 조직 이탈이 없다. '원(One) 본부' 아래 역량과 경험이 축적되면서 경쟁력은 더욱 쌓이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정 본부장이 조직을 맡은 뒤 부동산펀드 수탁고에서 ‘빅4’(이지스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를 형성해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타사 이상의 퍼포먼스를 내고 있지만 인력 보강도 병행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그룹 계열 부동산운용사로 수익에 치우친 비즈니스는 지양하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체계적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더욱 정비해 고객이 안심하고 자금을 맡기는 정체성을 분명히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안정적 성장을 이어온 비결이기도 했다.

그는 “부동산은 무리하면 탈이 날수 밖에 없다”며 “조직 내 과다 경쟁을 지양하고 부서 간 코웍과 동기부여를 통해 연대감을 키우는 게 오히려 조직에 플러스”라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이상의 성과는 내야겠지만 속도 이상의 방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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