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홀딩스, 지주사 전환후 첫 자사주 취득 주가 안정 및 지배력 강화 포석…2017년 자회사 경보제약과 주식 스왑으로 자사주 전량 처분
강인효 기자공개 2020-10-19 08:17:37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6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근당홀딩스가 2013년 인적분할을 거쳐 그룹 지주회사로 올라선 이래 최초로 자기주식(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올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락했던 주가가 역대 최고점에 다가설 정도로 반등하는데 성공했지만, 다시금 하락세로 돌아서자 적극적인 주가 부양 정책을 펼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종근당홀딩스는 14일 NH투자증권과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NH투자증권은 이날부터 내년 4월 13일까지 6개월간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증권사에 자사주 매입을 위탁하는 신탁계약 특성상 어느 정도의 자사주를 취득할지는 공시되지 않았다. 신탁계약의 경우 자사주의 취득과 처분 내용은 공개할 의무가 없다. 다만 지난 14일 종근당홀딩스의 종가(10만6500원) 기준으로 보면 5만여주를 취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체 발행 주식수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종근당홀딩스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자사주 취득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근당홀딩스는 투자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종근당홀딩스(존속법인)와 의약사업 부문의 종근당(신설법인)으로 2013년 11월 2일 인적분할이 이뤄졌을 당시 28만4771주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었다. 자사주 규모는 발행 주식 총수의 8%에 달했다.
종근당홀딩스는 이로부터 약 4년 뒤인 2017년 4월 자사주를 활용해 자회사인 경보제약과 주식 스왑(맞교환)을 추진했다.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전량을 이장한 회장 등 종근당그룹 오너 일가에 매도하고, 이들이 보유 중이던 경보제약 주식 147만1850주를 취득했다.
이 거래로 종근당홀딩스의 경보제약 지분율은 기존 33.36%에서 39.51%로 상승했다. 이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종근당홀딩스 지분율은 37.88%에서 5.68%p 늘어난 43.56%로 높아졌다. 지주사인 종근당홀딩스는 자사주를 활용해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고, 오너 일가는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윈윈(win-win)’인 구조였다.
종근당홀딩스는 2017년 자사주 처분 이후 단 한 주도 자사주를 취득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현재 종근당홀딩스 주가가 연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하자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통상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게 되면 유통 주식 물량이 줄어들면서 주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또 자사주는 의결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사주가 늘면 최대주주는 지배력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은 그대로인데 자사주 매입분만큼 전체 의결권 주식수가 줄어들면서 의결권 비중이 커지는 것이다.
특히 신탁계약을 할 경우 증권사가 투자금을 들고 주가가 떨어질 때 자사주를 매수해 주가 급락을 선제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기업이 주주에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어 긍정적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려면 회사의 현금이 사용돼야 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종근당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34억원으로, 자사주 취득에 사용할 50억원은 전체 보유 현금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추가로 자사주 취득에 나설 여력도 충분하다.
종근당홀딩스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 완료 후 향후 자사주 소각 등 활용 방안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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