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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앤쇼핑 ‘비리’ 지우는 준법 지우개 [thebell note]

김선호 기자공개 2020-11-02 08:12:46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9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홈쇼핑은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시장 중 하나다. 예기치 못한 호황 속에 수익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홈앤쇼핑만은 내부적으로 준법경영을 내세우며 클린정책을 시행하고 외부적으로는 중소기업 제품 판매에 열을 올렸다.

올해 6월 홈앤쇼핑 수장에 오른 김옥찬 대표는 과거 잇따른 수장들의 불명예 퇴진을 이제 끝내야 한다며 준법·윤리경영을 선포했다. 내부 윤리위원회를 운영하는 한편 내부 비리 제보자에게는 2억원의 포상을 지급하는 신고포장 제도까지 도입했다.

내부 고발자에 대한 일반적인 시선은 곱지 않지만 홈앤쇼핑에서는 다르다. 내부 쇄신만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정부의 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앞둔 가운데 홈앤쇼핑의 최대 과제이자 목표는 바로 ‘준법’이다.

홈앤쇼핑의 이전 수장들은 대부분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강남훈 전 대표는 2018년 채용비리, 최종삼 전 대표는 지난해 기부금 유용 논란에 휩싸이며 수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잇따른 비리 논란으로 불명예가 씌워졌다.

최 전 대표가 사임한 후 홈앤쇼핑의 수장 자리는 7개월 동안 채워지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 먼저 본부장급 5명의 임원을 보직해임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인적 쇄신을 꾀해 조직문화부터 새롭게 해야 된다는 생각에서다.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홈앤쇼핑의 본래의 기능과 이미지를 회복해야만 했다. 이를 이뤄낼 적임자로 홈앤쇼핑의 최대주주 중소기업중앙회는 김 대표를 추천했다. 그리고 그는 임시주주총회에서 99.8%의 찬성표를 얻어 수장 자리를 꿰찼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밀실 인사 논란이 일었다. 종전 공모 방식을 바꿔 주요 주주에게만 추천을 받는 등 비공개로 후보자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후보 추천 공문을 마감 기간이 임박했을 때 발송해 중소기업중앙회와 농협을 제외한 다른 주주는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 대표로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혁신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로 그의 역량을 증명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를 단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성과는 정부의 재승인 심사에서의 고득점이다. 2016년 홈앤쇼핑이 671.85점을 받아 턱걸이로 심사를 통과한 것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김 대표가 꺼내든 준법·윤리경영은 비리로 얼룩진 홈앤쇼핑의 과거를 지우는 ‘지우개’다. 그러나 지우면 지울수록 그 종이는 제기능을 잃고 만다. 김 대표가 단행하고 있는 혁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그의 성과가 빛을 발해 내년 심사를 고득점으로 통과하고 지속가능한 홈앤쇼핑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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