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재무 점검]대구경북 벗어난 서한, 준자체사업 선전…매출원가 개선신규수주 저하, 외형 회복 아직…부채비율 관리 속 자체사업 행보
신민규 기자공개 2020-11-25 10:29:02
[편집자주]
중견 건설사의 주요 텃밭은 수도권 외곽과 지방이다. 정부규제가 심해질수록 주택사업 타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곳들이다. 신규수주 확보가 힘든 환경에서 대형사까지 군침을 흘린 탓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중견건설사가 이제는 침체기에 도래한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도 작용하고 있다. 힘든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3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경북지역에 기반을 둔 서한은 올해 악전고투했다. 외형 회복을 위해 신규수주 확보에 공을 들였지만 각종 변수에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기대치에 못 미쳤다. 연초 확보된 먹거리가 적다보니 연말 뒷심이 발휘되기 힘들었다.외형 부진 속에서도 자체사업과 준자체사업을 깔아둔 덕에 손익은 오히려 개선됐다. 디벨로퍼와 이익을 공유하면서 현장 마진을 높여 매출원가율을 낮췄다. 재무적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자체 개발사업 행보를 중장기적으로 이어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한은 과거 워크아웃에 법정관리까지 재무적인 위기 상황을 겪었던 곳이다. 재무 위기시 보수적인 도급사업 위주 전략으로 선회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본능적으로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지방 건설사로 살아남으려면 결국 자체 개발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전진할 수 있는 셈이다.
올해 역시 단순 도급보다는 자체 개발사업과 준자체사업에서 돈을 번 덕에 선전할 수 있었다. 디벨로퍼와 이익을 조금이나마 공유하면서 마진을 키운 것이다.
서한은 올해 내부적으로 2년전 달성했던 매출 6000억원대 회복을 목표로 세웠다. 2018년 640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5480억원의 매출을 감안해 목표치를 키웠다. 연말 가결산 결과 매출은 4500억원 안팎을 넘는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347억원이다. 전년보다 오히려 15% 줄어들었다.
매출은 줄고 판관비도 늘었지만 매출원가를 관리하면서 알짝 실적을 견인했다. 매출원가율은 3분기 누적 87%대로 지난해 94%보다 낮았다. 3분기만 놓고보면 103%에서 84%로 수치가 떨어졌다.
매출원가 개선에 기여한 것은 자체 주택개발사업이다. 올해 대구를 벗어난 외곽 첫 진출지역인 대전에서 분양에 성공했다. 대전시 유성구 둔곡동 일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둔곡지구에 분양했던 '유성둔곡지구 서한이다음'은 1000세대를 넘는 사업장으로 마진율에 크게 기여했다.
순수 자체사업은 아니지만 준자체사업으로 볼 수 있는 대봉(아파트 469세대, 오피스텔 210실), 청라언덕역(아파트 302세대, 오피스텔 27실), 만촌역(총 258세대) 사업장도 모두 분양 성사를 이끌어냈다.
자체사업으로 매출원가율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률은 10% 안팎까지 기대되고 있다. 3분기 누적기준으로는 6%대다. 지난해 4%였던 점을 감안하면 외형 둔화에도 상당한 실속을 차린 셈이다. 2018년 당시 10% 영업이익률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서한은 올해에도 자체사업 부지 확보에 성공해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올해 평택지구와 충남개발공사로부터 따낸 오송 바이오폴리스지구 택지 일부를 확보했다. 중도금 납부를 통해 2~3년내에 취득하면 다시 중대형 단지 개발사업 수익이 잡히게 된다.
토지잔금을 납부하면 부채비율은 다소 상향될 전망이다. 부지매입이 필요할 땐 한도 내에서 차입을 활용할 계획이다. 자체 분양사업을 통한 성장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서한은 성장과정에서 무차입전략을 고집하진 않았다. 부지매입 등을 위해 금융기관 차입이 필요할 땐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확보에 나섰다.
2003년 법정관리 졸업 후 2007년까진 관급공사 위주라 부채비율은 50%를 넘지 않았다. 2008년 이후 부터는 분양사업에 나서면서 50%를 넘기 시작해 2014년 177%까지 올랐다. 2015년 166%대에서 차츰 낮아져 지난해 56%까지 내려갔다. 올해 역시 부채비율은 100%를 넘지 않는 선에서 관리됐다.
재무적 이벤트의 총책임을 맡은 인물은 김익찬 서한 재무담당 이사다. 김 이사는 1988년 회계부로 입사해 재경팀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았다. 서한의 굴곡있는 경영사를 돌이켜보면 산전수전을 함께 겪은 셈이다.
김 이사는 "수주목표를 1조원대로 잡았는데 기대에 못 미친 건 사실이지만 연말까지 새만금토목공사 등 수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택지 분양받은 사업장이 적지 않은 규모라 사용시기가 다가오면 개발사업 이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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