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쉬핑 투자유치, 결국 해 넘기나 선박사고 법적 리스크 내재…기존 투자자 엑시트도 부담
김병윤 기자공개 2020-12-08 08:23:2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7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폴라리스쉬핑의 외부 투자유치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선박 사고에서 비롯된 법적 리스크와 기존 주주의 엑시트(exit) 문제가 겹치면서 투자 매력도가 크게 저하됐다는 의견이다. 단기간 내 여러 악재가 해소되기 어려운 탓에 투자유치에도 불확실성이 짙어졌다는 평가다.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은 외부 투자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은행·증권사·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과 접촉, 다각도로 투자유치를 문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현재까지 관련 작업의 큰 진척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폴라리스쉬핑이 대출 형태의 자금조달을 원했고, 여러 금융기관이 이를 검토했지만 결국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에쿼티(equity) 투자유치를 선제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이마저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투자유치의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폴라리스쉬핑에 얽힌 법적 이슈를 꼽고 있다. 2017년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2017년 남대서양 우루과이 근처 바다에서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했고 선원 22명이 실종된 상태다. 관련해 올 2월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부산지방법원은 김완중 폴라리스쉬핑 회장에 선박 결함 미신고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다. 김 회장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고, 폴라리스쉬핑에는 벌금 1500만원이 부과됐다. 반면 복원성 유지의미 위반 부분 관련해서는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대주주·기업의 범죄 이력은 투자자의 엑시트(exit) 창구인 기업공개(IPO)를 가로막는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폴라리스쉬핑은 2017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했지만,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후 IPO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 오슬로 증권시장 입성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유죄 성립 때 재무구조 훼손 리스크도 내재하고 있다. 회사의 과실이 밝혀진다면 가입한 보험도 적용받지 못해 피해는 고스란히 폴라리스쉬핑이 떠안아야 한다는 게 PE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PE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PEF 운용사가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투자를 검토했지만 결국 철회했다"며 "2017년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관련해 법적 이슈가 매듭을 못 지으면서 불확실성이 심해졌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 들어서도 폴라리스쉬핑의 선박 사고가 또 터졌다"며 "끊이진 않는 사고는 투자유치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 2월 폴라리스쉬핑 선박이 브라질 해역에서 침수되는 사고가 있었다. 사고 충격으로 바닷물 5000톤이 선체에 유입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 이슈 또한 투자유치의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2012년과 2013년 총 4270억원을, 이니어스PE-NH PE는 2017년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로 1500억원을 폴리리스쉬핑에 투자했다.
재무적투자자(FI)들은 IPO로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지만, IPO가 막히자 엑시트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투자계약에 삽입한 풋옵션(Put Option)을 행사하려 했지만 이 역시 어려움을 겪었고 질권행사라는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엑시트를 두고 FI와 폴라리스쉬핑 간 협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합의점 도출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른 PE 업계 관계자는 "이번 폴라리스쉬핑의 외부 투자유치에서 메디치인베스트먼트와 이니어스PE-NH PE가 본인들의 투자금 회수까지 원했다"며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를 시켜주는 건 무리한 요구라고 판단해 결국 투자를 이를 접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폴라리스쉬핑이 한국해양진흥공사로부터 긴급하게 자금을 수혈했지만, 대규모 투자유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유동성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올 10월 폴라리스쉬핑에 500억원 지원한다고 밝혔다. 폴라리스쉬핑이 발행한 영구전환사채(CB)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지원이 이뤄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