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0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년 전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실험에 나섰다. 초기기업펀드에 한해 기준수익률을 IRR 0%로 제시했다. 당시만 해도 '돈이 안된다'는 인식이 만연했던 초기기업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였다.당시 모태펀드가 던진 기준수익률 0%는 꽤나 파격적이었다. 원금만 까먹지 않는 수준으로 펀드를 운용하면 나머지 수익을 최대한 벤처캐피탈 몫으로 돌려주겠단 이야기다. 수십년간 철옹성 같던 기준수익률 7%를 과감히 깨버렸다.
시간이 흐른 지금 돌이켜보면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기준수익률이 절대적 원인은 아니겠지만 초기기업펀드는 어느덧 벤처캐피탈의 주요 먹거리 중 하나가 됐다. 이를 기점으로 한국벤처투자는 기준수익률 완화 추세를 여러 출자사업으로 확장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주요 출자사업에서 공고한 기준수익률은 1~5%대를 형성했다. 정책적 목표 달성이 강한 출자사업이라면 1%, 그렇지 않다면 5%대를 기준으로 삼았다. 벤처캐피탈에 맛좋은 당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녹록치 않다. 벤처펀드들은 무늬만 하향된 기준수익률을 띄고 있을 뿐 실제로는 복합적 설계 구조를 갖는다. 쉽게 말하면 LP별로 기준수익률이 제각각으로 적용된다는 의미다. 약정총액이 큰 대형 벤처펀드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책기관에서 나온 파격을 아직 민간에서 받아줄 만한 체력이나 여건이 아니다. 대체투자는 물론 그 중에서도 벤처투자로 국한하면 출자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펀드레이징 과정에서 기준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출자를 고사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국내 벤처투자는 '제2벤처붐'이라 불리며 업사이클에 올라탔다. 근래 모태 자펀드를 보면 두 자릿수대 내부수익률(IRR)을 거두는 벤처펀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민간에서 벤처투자에 대한 인식도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성과가 촘촘히 쌓여 온전히 기준수익률이 낮아진 벤처펀드가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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