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30일 17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NH농협은행장이 31일 나올 전망이다. 24일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가동된 지 일주일만의 선임이다. 29일 열었던 첫 회의를 기준으로 하면 사흘 만이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지주 임추위는 오는 31일 마지막 회의를 열어 신임 행장 최종 후보를 추천하기로 했다. 지주 임추위는 전날 연 첫 회의에서 숏리스트 2명을 추렸다.

지주 임추위는 마지막 회의에서 숏리스트 명단에 오른 2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1명을 추천할 예정이다. 지주 임추위가 최종 후보를 정하면 곧장 은행 임추위와 임시 주주총회를 잇달아 열어 행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임추위가 행장 선임을 서두르는 건 연초 인사 시기를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주와 은행 임원의 임기는 매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이번에 지주 회장 자리에 오른 손병환 신임 회장의 임기도 내년 1월 1일부터이고,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CEO)나 지주 부사장, 은행 부행장들도 모두 이날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새로 뽑히는 행장도 같은 날부터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임기는 2년이다.

농협지주 관계자는 “새해에 새 출발하는 마음으로 업무를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행장 선임을 다소간 빨리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일정을 내년 초로 넘기면 행장 선임 때까지 수석부행장이 직무대행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손 행장→직무대행→신임 행장' 등 수장이 며칠 사이 여러 번 바뀌면서 구성원들이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해 당초 임추위는 행장 선임 절차를 다소 늦춰 손 회장이 당분간 행장을 겸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방안은 곧 배제됐다. 임추위원들은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행장을 뽑기로 뜻을 모았다.

이런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것은 농협의 독특한 지배구조 때문이다. 농협은 중앙회가 지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또 지주가 은행 지분을 100% 갖고 있다. 지주 임추위가 CEO 후보를 추천하면 은행 임추위와 주주총회는 절차상 회의를 열뿐 통과의례에 불과하다.

1963년생인 권준학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상무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권 상무는 평택고와 경희대를 나와 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 권선동지점장, 평택시지부장, 은행 경기영업본부 마케팅부장, 개인고객부장, 경기영업본부 본부장 등을 지냈다. 올해 초 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 2월 중앙회로 이동했다. 같은 경기권 출신인 이성희 중앙회장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에선 장승현 수석부행장이 주요 후보로 언급된다. 장 수석부행장도 1963년생이다. 지난 3월 행장 공석 때 직무대행을 수행하면서 리더 역할을 잠시 경험했다. 경남 출신으로 부산 동아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나왔다. 다만 손 회장도 경남 출신이어서 지역 안배 차원에서 다소 불리하다는 평가다.

은행 부행장과 지주 부사장직을 겸하고 있는 김형신 부사장도 행장 선임 가능성이 있다. 김 부사장 역시 1963년생으로 전남 출생이며 목포고와 중앙대를 졸업했다. 은행 전략기획단장, 지주 시너지추진부장, 중앙회 인사총무부장, 서울지역본부 본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