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투자기업]'시리즈B' 그래피, 치아교정기로 의료계 진출 포문신소재 '테라하츠' 활용,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공략
박동우 기자공개 2021-01-11 13:46:48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8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차원(3D) 프린터 전문 스타트업인 그래피가 치아교정기 양산 사업에 뛰어든다. 최근 시리즈B 라운드에서 조달한 100억원으로 의료계를 공략하는 포문을 열었다.벤처캐피탈업계는 단단하고 충격에 강한 신소재를 선보인 R&D 역량에 주목했다. 최종 제품의 용도에 맞춰 재료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산업계 전반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호평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을 겨냥해 판로를 뚫는 대목에도 기대를 품었다.
◇합성기술 녹아든 신소재 '테라하츠', 고강도·안전성 이점

그래피의 경쟁력은 '소재 합성 기술'에서 드러난다. 용도에 알맞게 3D 프린터의 재료가 지니는 물리적 성질을 바꿔준다. 단단하면서 외부 충격을 잘 견디는 특성을 갖춘 신소재인 '테라하츠(Tera Harz)'를 개발했다.
광경화성 수지를 개량했다. 3D 프린터 시장에서 널리 쓰는 재료다. 빛을 흡수해 분자끼리 결합하는 반응을 촉진하는 화학 물질인 광중합 개시제를 올리고머(분자 복합체), 모노머(저분자) 등과 섞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테라하츠는 고부가 합성수지(ABS)와 견줘보면 강도가 3배가량 높다. 유기용매를 쓰지 않은 덕분에 인체에 해를 끼칠 우려도 없다.
3D 프린터의 이점도 돋보인다. 금속으로 된 거푸집을 만들어 사출하는 공정이 사라진 만큼 최종 상품이 탄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미세한 부품이나 내부가 복잡한 생산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양산할 길도 열었다.
대외적으로 기술 혁신 노력을 인정받았다.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100' 명단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헬스케어, 미래차, 항공기 등 다양한 업종으로 진출할 여건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모험자본업계의 러브콜도 잇달았다. 그래피는 지난해 하반기 시리즈B 라운드를 진행해 100억원을 조달했다. 벤처캐피탈들은 소재의 우수성에 힘입어 시장에서 빠르게 실적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두 차례나 투자한 김정현 케이런벤처스 파트너는 "그래피는 '3D 프린터'라는 하드웨어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소재를 개발하면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했다"며 "산업계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는 재료가 시장 입지를 다지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명교정장치 양산 채비, 글로벌 기업과 공급계약 조율
그래피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치아교정기 제작 사업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먼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신사옥을 마련했다. 3D 프린터 등 제조 시설을 조성해 캐파(생산능력)를 기존의 10배가량 늘린다. 100만명의 환자 수요를 흡수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소재를 이용한 투명교정장치를 양산할 예정이다. 합성 기술을 접목한 재료인 레진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연합(EU) 등의 안전 인증을 받았다. 임상 결과 탁월한 치아 교정 효과를 실증하면서 사업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에 가속도를 붙인다. 치과용 자재, 기계, 소프트웨어 등을 취급하는 회사를 대상으로 판로를 넓힌다. 올해 상반기 체결을 목표로 글로벌 기업과 제품 공급 계약을 조율 중이다.
벤처캐피탈의 부가 지원으로 그래피는 의료 신사업 추진에 날개를 달았다. 케이런벤처스의 활약이 단연 주목받는다. 포트폴리오 가운데 3D 프린터 영역과 연관성이 뚜렷한 업체들을 선별해 협업을 모색할 다리를 놔줬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3D 프린터에 적용되는 신소재를 뛰어넘어 최종 상품 생산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키울 것"이라며 "메디컬 영역에서 입지를 확고하게 다진 뒤 범용성이 뛰어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으로 나아가는 비전을 실현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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