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에이엔피 2세 승계 구심점 비상장사 '와이에스피'전운관 대표, 지분 7.24% 아들 소유 회사로 넘겨
김형락 기자공개 2021-01-13 08:13:3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1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에이엔피가 2세 승계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대주주인 전운관 에이엔피 대표이사가 지분 절반을 아들 전학수 용산 대표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로 넘겼다. 전학수 대표는 법인자금을 활용해 아버지와 대등한 지분을 손에 넣었다.전운관 대표는 지난달 30일 에이엔피 지분 7.24%를 비상장사 와이에스피로 장외매도했다. 처분단가는 거래당일 종가인 1635원이다. 와이에스피는 사업소득 등으로 만든 거래대금 26억원을 전운관 대표에게 지급했다. 와이에스피는 최대주주 특별관계자로 편입됐다.
와이에스피는 단숨에 에이엔피 2대주주로 치고 올라왔다. 최대주주인 전운관 대표와 지분 격차는 1%포인트 미만이다. 이번 거래로 전운관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14.6%에서 7.36%으로 하락했다.

와이에스피는 에이엔피 2세 승계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와이에스피 최대주주가 전운관 대표의 아들인 전학수 용산 대표이기 때문이다. 전학수 대표는 와이에스피 지분을 99.24% 보유하고 있다. 와이에스피는 자산총계 247억원(2019년 별도 기준) 규모 자동차 부품 제조사다.
이번 거래로 전학수 대표는 전운관 대표와 맞먹는 지배력을 갖추게 됐다. 에이엔피 직접 지분 0.28%에 와이에스피를 통한 간접 지분 7.24%가 더해진 덕분이다.
에이엔피 관계회사인 용산도 전운관·학수 부자(父子)가 양분하는 지분 구도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와이에스피에서 에이엔피로 지분 연결고리가 만들어지면서 전학수 대표 영향력도 커진 탓이다. 에이엔피는 용산 지분을 49.14% 보유하고 있다. 전운관 대표는 개인지분 25.86%, 전학수 대표는 와이에스피 통한 간접지분 16.05%(취득원가 107억원)를 가지고 용산 지배력을 구축했다.

용산은 에이엔피보다 덩치가 큰 관계회사다.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2522억원으로 에이엔피(자산총계 1152억원)와 비교해 두 배 규모다. 현대자동차 그룹 1차 벤더사로 선바이저, 시트, 트림 등을 생산한다. 에이엔피는 자동차 전장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다.
전학수 대표는 용산에서 경영수업 절차를 밟았다. 2011년부터 용산 대표이사로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현재 와이에스피 대표이사, 에이엔피 자회사였던 스코아 대표이사, 계열사 용산제이에스 대표이사 등을 겸직하고 있다.
에이엔피보다 용산 경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에이엔피 등기임원을 맡았지만, 관리 담당 비상근 이사로 재직했다.
직접 보유한 에이엔피 지분도 많지 않다. 전학수 대표의 보유 지분율은 1% 아래를 맴돌고 있다. 주식 매집에 쓴 금액은 약 2억원이다. 2011년 7월 에이엔피 보통주 19만5680주(지분 0.76%)를 약 1억원에 장내매수해 처음으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 5월과 지난해 12월 에이엔피 유상증자에 추가로 5000만원, 3000만원을 출자했다.
에이엔피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워런트)은 자산증식에 활용했다. 에이엔피는 2013년 8월 120억원 규모 13회차 분리형 사모 BW를 발행했다. 전학수 대표는 2억원을 들여 투자자들에게서 BW 권면총액 60억원에 해당하는 워런트를 되사왔다. 행사가액 1549원 기준으로 에이엔피 보통주 387만3466주로 바꿀 수 있는 물량이다. 워런트 매입단가는 77원이었다.
전학수 대표는 워런트 매매로 약 23억원 차익을 남겼다. 워런트 행사가액이 최저가격인 1085원으로 조정되면서 행사가능 주식수도 552만9953주로 늘었다. 전학수 대표는 2016년 8월 보유 중인 워런트 절반가량(276만4977주)을 약 26억원에 장외매도했다. 1주당 77원에 취득한 워런트를 955원에 팔았다. 나머지 워런트는 행사기간 만료로 소멸됐다.
아직까지 에이엔피 경영은 전운관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2015년 7월부터 대표이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운관 대표는 2011년 동생 전운장 에이엔피 전 사내이사에게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전운장 전 이사는 건강 악화 등 일신상 사유로 형에게 경영권을 양도했다. 전운관 대표는 37억원을 주고 동생이 가지고 있던 에이엔피 지분 17.31%와 신주인수권증권 294만1176주(행사가액 680원)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에이엔피 관계자는 "최대주주 개인적인 사유로 지분을 이동했다"며 "아직 승계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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