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VC 기상도]이강수 컴퍼니케이 부사장 "비대면 유니콘 육성 사활"투자액 85% 'ICT·바이오'에 집중, 신규 펀드레이징 가속
박동우 기자공개 2021-01-26 07:30:06
[편집자주]
지난해 벤처투자시장은 펀딩 6조원 시대를 여는 새 역사를 썼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를 만났지만 벤처투자시장에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예기치 못한 팬데믹은 그간 예측해왔던 산업의 변화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벤처투자시장이 급격히 커지며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시장의 중심에 선 하우스를 통해 올해 벤처투자 전망과 그에 따른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2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언택트(비대면) 분야에서 활약하는 '유니콘 기업'을 길러내는 데 사활을 걸었다. 연간 투자액의 85%를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 부문에 베팅한다. 유망한 하위 카테고리를 선별해 초기 투자와 팔로우온을 병행하는 밑그림을 그렸다.이강수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부사장(사진)은 "비대면 산업군의 폭발적 성장과 맞물려 작년에만 1000억원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며 "올해는 1200억원 가까이 집행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고 강조했다. 신규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등 투자 실탄을 축적하는 움직임도 빨라졌다.
◇연간 1200억 투자 목표, 2000억 펀딩 로드맵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2020년 국내외 기업 41곳에 1057억원을 집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부터 축적한 딜(Deal)을 놓치지 않고 자금을 투입한 덕분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13% 이상 늘어난 1200억원가량을 투자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부사장은 언택트 섹터의 꾸준한 성장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거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는 "비대면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ICT와 바이오 분야는 2010년대 들어 계속 팽창해왔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이들 업종에 대한 수요를 대폭 늘리는 '트리거' 역할을 한 만큼 올해도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영역"이라고 밝혔다.
산업별 투자 비중은 예년과 비슷하게 설정했다. ICT서비스에 45%, 바이오·헬스케어에 40%를 베팅한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목한 미래 유망 섹터와도 일맥상통한다.
성장성이 탁월한 하위 카테고리를 선별해 초기 투자를 확대한다. 이 부사장은 "ICT 분야에서는 기업용 솔루션, 핀테크 등을 눈여겨본다"며 "의료 부문에서는 유전자 기반 신약, 세포 치료제, 질병 치료용 소프트웨어,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오가노이드(인공 장기) 등을 연구하는 업체에 기대를 건다"고 설명했다.
팔로우온(후속 투자)도 병행한다. 지난해 약정총액 1270억원으로 조성한 '고성장펀드'의 현재 투자 여력은 5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손잡고 만든 신탁형 펀드인 'CKP-KIS 2020 투자조합'(결성총액 220억원) 역시 160억원 남았다. 우수한 포트폴리오사를 골라내 스케일업(scale-up)을 촉진하는 재원으로 활용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활발하게 투자 실탄을 쌓는다. 이달 205억원을 모아 '바이오펀드'를 조성하면서 첫 발을 뗐다. 생명공학 영역의 초기기업들을 집중적으로 발굴하기 위해서다.
블라인드 펀드를 2개 더 론칭해 연간 펀드레이징 규모 '2000억원' 고지를 밟는 로드맵도 짰다. 이 부사장은 "최근 '2021년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의 스마트대한민국 비대면 분야에 제안서를 냈다"며 "생활소비재, 콘텐츠, 기반기술 등 7개 섹터로 촘촘하게 투자 카테고리를 설계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밑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수익 모델의 건전화' 역시 역점 과제로 점찍었다. 위탁운용사가 납입하는 의무출자금(GP커밋)의 비율을 늘려나가는 게 핵심이다. 신규 펀드를 조성할 때 약정총액의 10~20%를 자체적으로 부담하는 계획을 세웠다. 펀드 운용 성과가 자기자본 증가로 이어지면서 신규 출자 재원을 불리는 '선순환 효과'를 노렸다.
◇'고바이오랩·와이팜·브릿지바이오' 회수 진행, 10개사 IPO 준비
작년 하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엑시트(회수) 사례가 속속 나왔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신약을 연구하는 고바이오랩이 대표적이다. 64억원을 베팅해 지금까지 327억원을 거머쥐었다. 와이팜과 브릿지바이오의 회수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멕아이씨에스 투자 건의 성과도 돋보였다. 코로나19로 인공호흡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가도 덩달아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투자원금의 2.5배인 51억원을 확보했다.
올해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실탄을 지원한 비상장사들이 증시 입성을 노리면서 회수 전략 수립의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 10곳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리디(전자책 플랫폼) △원티드랩(채용 플랫폼) △지니너스(유전체 분석 서비스) △피노바이오(항체·약물 결합체 플랫폼) △애니메디솔루션(3D프린팅 활용 의료기기 생산) 등이 거론된다.
펀드의 결실을 맺으려는 노력도 순항 중이다. 이 부사장은 "올해 7월 약정총액 420억원인 스타트업 윈윈펀드의 해산 총회가 열린다"며 "조합 청산까지 회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금의 41%를 출자자들에게 배분한 상황이다. 밸류에이션이 7000억원까지 불어난 리디를 포함해 보상형 광고 플랫폼을 운영하는 버즈빌, 핵융합 제어 R&D에 특화된 모비스, 체외진단 전문업체 휴마시스 등이 스타트업 윈윈펀드의 주요 포트폴리오다.
이 부사장은 "피투자기업들의 IPO 동향과 증시 전망을 주시하면서 엑시트에 나서겠다"며 "고바이오랩, 와이팜, 브릿지바이오 등 회수 진행 중인 사례 역시 성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만큼 시장 분위기를 계속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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