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가는 SM상선, 최소 2조 기업가치 도전 업황 호조에 2020년 턴어라운드…대한해운·팬오션 등 피어그룹 PER도 높아
강철 기자공개 2021-02-04 12:57:44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2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박·운송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코스닥 상장에 나선 SM상선이 최소 2조원의 기업가치에 도전한다. 지난해 달성한 사상 최대 실적을 앞세워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을 달굴 대어로 부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코스닥 입성 추진…패스트트랙 검토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현재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관련 실무를 협업하고 있다.
업계에선 당초 SM상선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SM상선은 상장에 소요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모회사인 삼라마이다스가 빠른 증시 입성을 원하는 것도 감안했다.
SM상선과 NH투자증권은 이러한 전략에 맞춰 상장 예비심사 패스트트랙을 밟기 위한 절차 검토에 착수했다. 한국거래소는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예비심사 기간을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간소화하는 신속처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정 감사를 받은 뒤 패스트트랙 제도로 코스닥 입성을 시도하면 빠르면 오는 9월 코스닥 입성이 가능하다.
◇2020년 턴어라운드 성공
SM상선은 삼라마이다스그룹이 2016년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을 일부를 인수해 설립한 해운사다. 2017년 말 인수 주체였던 우방건설산업과의 합병을 통해 지금의 SM상선으로 출범했다. 중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 해외 각지에 거점을 운영하며 해운, 터미널 운영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적자를 내는 등 최근 몇년의 실적은 양호하지 않았다. 다만 2020년에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그 결과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대거 개선됐다. SM상선이 추산하는 2020년 영업이익은 2016년 이래 최대치인 1400억원이다. 순이익도 1000억원 이상을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업황의 개선이 SM상선의 턴어라운드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 항로의 컨테이너선 운임은 빠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미주 서비스를 안정화한 것도 원가 절감에 크게 기여했다.
해운업계에선 컨테이너선 부족 현상이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 공급량이 계속 감소하는 반대 급부로 운임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를 감안할 때 SM상선의 실적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피어그룹 PER 높아…멀티플 20배 적용해도 2조
SM상선과 NH투자증권은 이처럼 긍정적인 시황과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최소 2조원 안팎의 상장 기업가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의 턴어라운드를 감안하면 2조원은 과도한 눈높이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해운업 상장사가 비교적 높은 주가수익비율(PER) 배수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보다 큰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팬오션의 작년 3분기 기준 PER은 약 18배다. 같은 기간 대한해운의 PER은 50배가 넘는다. SM상선의 작년 순이익 추정치 1000억원에 보수적으로 20배의 멀티플을 적용해도 대략 2조원의 몸값을 추산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증시가 지금처럼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면 3조원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며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크래프톤과 같은 빅딜이 원체 많은 탓에 주목도는 떨어질 수 있으나 조 단위 대어로서 시장의 투심을 자극할만한 딜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SM상선은 상장 과정에서 조달한 자금을 상당 부분 선박·컨테이너 매입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주 동부와 아시아 지역 영업력 강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시장에선 삼라마이더스, TK케미칼, ㈜삼라 등 기존 주주의 구주 매출보다 신주 발행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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