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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투 선행매매 의혹, 리서치 강화 제동 걸리나 센터 역량 집중, 리테일 확대 노력…평판자본 등 무형 손실도 우려

최석철 기자공개 2021-02-05 10:00:33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선행매매 의혹에 연루됐다. 선행매매 의혹은 비단 하나금융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증권가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사안이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로선 2019년에 이어 또 다시 선행매매와 관련된 잡음에 휘말렸다.

이 대표와 하나금융투자는 즉각 금융감독원이 제기한 혐의 일체에 대해 적극 해명하며 선을 그었다. 아직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이후 진행될 검찰 수사 과정에 이목이 집중된다.

◇금감원, 검찰에 '선행매매' 수사 의뢰...이진국 "그럴 이유 없다"

이 대표는 3일 입장문을 통해 “금감원에서 제기한 혐의와 관련해 매매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대표이사로서 챙겨야하는 각종 회의 및 행사 등 주요 현안들로 인해 맡기게 됐다”고 해명했다.

자사주 매입 등 회사와 관련한 업무에 사용된 계좌일 뿐 차익을 노린 매매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금감원은 지난해 종합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표가 선행매매 등 자본시장법 54조(직무 관련 정보의 이용금지)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선행매매란 주식 중개인이나 거래자가 사전에 입수한 주식정보로 정상적인 거래 이전에 미리 주식을 사고팔아 차액을 취득하는 행위 일체를 말한다.

이 대표는 하나금융투자 직원에게 자신의 계좌를 맡겨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이 대표와 해당 직원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선행매매를 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종목 레포트를 내기 전에 해당 정보를 활용해 주식매매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해당 계좌의 거래기간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약 3년여 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잔고평가액은 2억원, 연평균 수익률은 10%대 수준이다.

해당 직원이 자본시장법상 일임매매업자로 등록된 사람이 아니면 이런 운용은 문제 소지가 있다. 이 직원이 투자일임업자이며 별도의 계약서가 있다면 피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이후 검찰 수사단계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금감원이 직접적으로 문제 삼은 부분은 선행매매 혐의인 만큼 계좌 일임과 관련해서는 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아울러 과거 적발된 선행매매의 경우 모두 차명 계좌나 지인 계좌를 활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표 자신 명의의 계좌라는 점은 오히려 금감원의 의혹 제기에 반박하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30여 년간의 증권사 근무 경력과 평소 준법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점을 고려할 때 대표이사의 위치에서 직무 관련 정보를 자기매매에 이용할 이유가 없다”며 “금감원으로부터 지적된 증권 계좌는 법령과 내부통제 규정에 따라 회사에 신고된 대표이사 본인 명의의 증권 계좌”라고 설명했다.

◇취임 이후 리서치센터 강화 '온힘'...검찰 수사 기다리며 '정중동'

증권가의 선행매매 의혹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 CJE&M의 악화된 실적이 공개되기 전에 많은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를 발간하기 직전 정보를 공유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하나금융투자 전 애널리스트와 DS투자증권 전 리서치센터장 등 역시 같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다만 현직 최고경영자가 선행매매 의혹에 연루되면서 하나금융투자가 입게 될 무형적 손실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하나금융투자가 이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리서치 조직을 확대한 하우스라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의혹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평소 “리서치센터는 증권사의 기본"이라는 신념 아래 조직을 늘리고 역량 강화에 힘써왔다.

리서치센터를 기반으로 랩운용실의 차별화, 비상장기업에 대한 리서치 서비스, 해외 주식펀드 자문서비스 등 리테일 수익 기반 확대에 노력해 왔다. 금융상품과 영업, 리서치 등 각 부문의 연계성을 높여 자산관리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의지였다.

이런 2016년 이후 이 대표의 이런 강력한 의지 아래 하나금융투자는 대내외에서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실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선행매매 의혹이 외부에서 불거지며 타격을 맞게 됐다.

현재로선 의혹이 불거진 직후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는 만큼 이후 진행될 검찰의 수사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주된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2016년 취임 당시부터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을 최대 화두로 제시했던 이 대표가 선행매매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연봉만 6억원을 훌쩍 넘는 이 대표가 평균 잔고가 2억원에 불과한 자신 명의의 계좌로 선행매매를 통한 차익을 노렸다는 점, 연간 수익률이 10%에 그쳤다는 점도 의아함이 남는 지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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