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위축된 3년물 투심 극복할까…저금리 어려워 '국고·회사채' 금리 스프레드 20bp 불과…기관 수요 많지 않을 듯
강철 기자공개 2021-02-24 13:03:43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AA+ 등급을 오랜 기간 유지 중인 삼천리가 약 9개월만에 공모채 발행을 재개한다. 3년 단일물로 증액없이 1000억원을 조달해 오는 5월 말 돌아오는 만기채에 미리 대비할 예정이다.업계에선 최근 3년물을 찍은 AA+ 기업의 약세 발행을 거론하며 삼천리도 개별 민평보다 낮은 금리를 확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 3년물 기준 삼천리 회사채와 국고채의 금리 스프레드는 20bp에 불과하다.
◇증액없이 3년물로 1000억 조달해 만기채 차환
삼천리는 다음달 5일 22회차 공모채를 발행해 1000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트랜치는 3년 단일물로만 구성했다. 3·5년물로 2000억원을 조달한 지난해 5월 이후 약 9개월만에 다시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발행 업무는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이 총괄한다. 이들 대표 주관사는 오는 24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채 매입 수요를 조사한다.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이 넘는 주문이 들어오더라도 증액 발행은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다.
조달한 자금은 전액 만기채 차환에 투입한다. 2016년 발행한 19회차 공모채 5년물의 만기가 오는 5월 27일 도래한다. 만기채의 금리는 1.86%다. 삼천리 3년물의 현재 개별 민평수익률인 1.2% 수준에서 차환이 이뤄지면 금리를 60~70bp가량 낮출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1·2위를 다투는 국내 도시가스 사업 지위, 실질적인 무차입 기조, 안정적인 수익성 등을 감안해 이번에도 국내 최고 수준의 등급을 매겼다. 두 신용평가사는 삼천리 등급을 10년 넘게 AA+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 메리트 사실상 없어
삼천리는 이번 3년물의 가산금리 밴드를 개별 민평수익률의 '-20~+20bp'로 제시했다. 지난 19일 기준 삼천리 3년물의 개별 민평금리는 1.202%다. 만일 수요예측 흥행으로 가산금리가 밴드 최하단 수준에서 정해지면 0%대 금리 발행이 충분히 가능하다.
같은 날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0.995%다. 3개월 전 40bp 수준이던 국고채와 삼천리 회사채의 금리 격차는 최근 20bp까지 좁아졌다.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삼천리 회사채는 하락을 지속한 결과 스프레드가 2019년 여름 수준으로 협소해졌다.
시장에선 이 같은 금리 추이를 거론하며 이번 공모채의 저금리 발행이 쉽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고채 대비 3년물 회사채의 금리 메리트가 사실상 없다고 봐야하는 만큼 우량채를 선호하는 몇몇 기관 외에는 적극적으로 주문에 나서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SK㈜, 네이버, 삼성증권 등 최근 3년물을 찍은 AA+ 발행사는 개별 민평수익률보다 높은 절대금리를 확정했다. 사상 최초 15년물 수요예측에서 -21bp의 우수한 가산금리를 확정한 GS칼텍스도 3년물은 개별 민평수익률보다 높게 발행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AA+ 회사채 시장은 각 발행사의 펀더멘탈은 개의치 않고 오직 금리에만 투자의 초점을 맞추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삼천리의 경우 SK㈜나 삼성증권처럼 가산금리가 +6~8bp까지 높게 형성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증액을 하지 않더라도 언더(under) 금리 확정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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