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임추위의 행장 선택권, '회장 후보' 박성호로 향했다 글로벌·디지털 능력 겸비, 준비된 CEO 평가…내달 주총 거쳐 최종 결정
김민영 기자공개 2021-02-25 22:32:2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22: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 임추위의 하나은행장 선택은 박성호 부행장(사진)이었다. 차기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에 깜짝 등장하며 이름을 알린 박 부행장은 김 회장의 4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지 하루 만에 차기 하나은행장 단독 후보가 됐다. 김 회장의 연임 임기 1년 후에 박 부행장은 유력 차기 회장 후보로 여겨지는 함영주 부회장과 경합할 인사로 올라서게 됐다.하나지주는 25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 회의를 열고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5개 주요 관계회사의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했다.
이날의 핵심 안건은 차기 하나은행장 선임이었다. 그룹임추위는 지성규 행장의 연임을 배제한 가운데 박 부행장과 이승열 부행장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그룹임추위는 두 부행장을 행장 후보로 복수 추천했고 이어 열린 하나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은행 임추위)에서도 치열한 논의 끝에 박 부행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날 그룹임추위에서는 하나은행장 자리만 유일하게 복수 후보가 추천됐다.
김 회장의 의중이 가장 크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임추위는 전날 4연임을 확정 지은 김 회장과 윤성복·차은영·양동훈 사외이사 등 4명으로 꾸려졌다.
박 부행장의 행장 내정설은 차기 회장 숏리스트 4명 안에 들었을 때부터 내부에서 돌았다. 사모펀드 사태에 발목이 잡혀 있는 지성규 행장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것이다.
박 부행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은행장과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현재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으로 재임 중이다.
박 부행장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하나금융티아이에서 CEO를 역임한 준비된 은행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인도네시아 법인은 하나은행 실세들이 꼭 거쳐야 하는 코스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현 은행 CEO로 자리잡고 있는 지 행장은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감독원에서 경징계(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재임 중 판매한 라임펀드 부실 사태와 관련해서도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중국통인 그가 행장이 됐을 때만 해도 글로벌 바람이 거셌으나 지금은 글로벌 보다 디지털이 강조되고 있다. 지 행장이 은행의 글로벌화를 진두 지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역할이 모호해졌다. 1989년 한일은행에서부터 시작한 30년 넘는 은행 생활 중 절반이 넘는 기간을 홍콩, 중국 베이징 등 해외에서 보낸 게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평도 있다.
지 행장이 내년에 다시 뽑는 차기 회장에 도전할 여지가 남아 있다. 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하나지주 관계자는 “지 행장의 부회장 선임은 이날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그룹임추위는 비은행 관계사 4곳의 CEO도 새로 추천했다. 신임 하나금융투자 사장 후보로는 이은형 지주 부회장이 내정됐다. 주식 선행매매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이진국 사장의 뒤를 잇게 됐다. 이진국 사장이 겸직 중인 지주 부회장직도 내려 놓을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은형 부회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길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 베이징대 고문교수를 역임하고 2011년에 하나지주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부문 부회장으로 재임하면서 5개 국어에 능통한 글로벌한 마인드, 해박한 지식과 함께 폭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사장은 양호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각사 CEO 후보로 재추천돼 1년 연임하게 됐다.
하나지주의 각 주요 관계사 CEO 후보들은 다음 달 개최되는 각 사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 등을 거쳐 선임이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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