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티피씨, 법정관리 IPO 모범 사례 남기나 '티피씨 컨소시엄' M&A 3년만에 2배 밸류업…보호예수로 주가 안정화 지원
강철 기자공개 2021-03-05 12:59:4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생절차 졸업 3년만에 코스닥 입성을 앞둔 해성티피씨가 상장 기업가치를 최대 544억원으로 제시했다. 피어그룹(peer group)의 2019년 순이익과 주가를 토대로 주가수익비율(PER)을 산정했다면 밸류에이션은 1000억원에 육박했을 가능성이 높다.최대주주인 '티피씨 컨소시엄'은 경영권 인수 후 3년만에 해성티피씨의 기업가치를 2배가량 키웠다. 컨소시엄 구성원은 IPO 이후에도 최대 1년 6개월까지 지분을 보유하며 상장 초기 주가 안정화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피어그룹 2곳 PER 32.7배…상장 밸류 최대 544억
해성티피씨(Haisung TPC)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상장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자마자 곧장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기관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매입 의사를 타진한다.
공모 구조는 전량 신주로 확정했다. 신주 100만주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공모가 밴드는 9500원~1만1500원(액면가 500원)으로 산정했다.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으로 정해지면 약 115억원의 운영자금이 해성티피씨로 유입된다.
해성티피씨는 동종기업 2곳의 PER을 토대로 공모가 밴드를 계산했다. 피어그룹은 감속기 제조사인 에너토크와 포메탈로 추렸다. PER이 196배에 달하는 서암기계공업과 최근 합병을 마친 에스피시스템스는 최종 선별 과정에서 제외했다.
피어그룹의 PER 산정 과정에서 필요한 순이익은 2019년 4분기부터 2020년 3분기까지의 합산치를 대입했다. 이 4개 분기 누적 순이익과 EPS(주당순이익)를 토대로 계산한 PER은 에너토크 37.75배, 포메탈 27.67배다. 양사의 합산 평균 PER은 32.71배다.
해성티피씨는 피어그룹 PER 32.71배에 △2022년 추정 순이익 현가 29억원 △상장 예정 주식수 473만주 △할인율 43.42~53.26% 등을 적용해 공모가 밴드 9500원~1만1500원을 산출했다. 상장 기업가치를 최대 544억원으로 평가했다.
만일 피어그룹의 순이익을 2019년 실적으로 잡았다면 기업가치는 1000억원에 육박했을 가능성이 높다. 2019년 연간 순이익을 토대로 계산한 피어그룹의 평균 PER은 약 60배에 달한다. 다만 해성티피씨는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피어그룹의 PER을 50배 이하로 제한했다.
◇회생절차 졸업 3년만에 코스닥 입성
해성티피씨는 1997년 3월 설립된 산업용 감속기 개발사다. 인천광역시 남동공단에 거점을 운영하며 승강기, 기어드모터, 풍력 발전기, 터닝기어, 로봇 등에 들어가는 감속기를 제조한다. 2005년 국내 최초로 RV감속기를 국산화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요 고객은 포스코, 포스코건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등이다. 이들 사업 파트너와의 안정적인 거래를 기반으로 2014년까지 연간 300~400억원의 매출액과 7~8%의 영업이익률을 꾸준하게 기록했다.
그러나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국내 제조공장 이전, 현대엘리베이터의 협력사 이원화, 풍력 감속기 시황 악화 등의 위기에 직면한 2013년부터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는 등 경영 상황이 매우 어려워졌다. 결국 2015년 12월 인천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티피씨는 2017년 12월 벤처캐피탈인 TS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성티피씨 경영권을 인수했다. 총 280억원을 들여 채권단이 가지고 있던 지분 100%와 해성티피씨가 발행한 회사채를 인수했다. 지분 확보에 160억원, 회사채 매입에 120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아울러 해성굿쓰리였던 사명을 지금의 해성티피씨로 변경했다.
티피씨 컨소시엄은 각종 채무를 변제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사업 합리화를 단행했다. 회생 절차로 인해 관계가 끊어진 기존 고객과의 거래를 재개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그 결과 해성티피씨는 2018년 회생절차를 졸업했다.
법정관리 조기 졸업에 자신감을 얻은 경영진은 2019년 6월 한국투자증권과 주관 계약을 맺고 IPO에 본격 나섰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친 끝에 지난달 18일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았다. 이번 공모 절차를 원활하게 마무리하면 상장을 추진한지 약 2년만에 증시 입성의 꿈을 이룬다.
이번에 산정한 최대 544억원의 상장 기업가치는 컨소시엄이 경영권을 인수한 3년 전보다 2배가량 커진 금액이다. 경영진이 로봇용 감속기를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 재편을 꾸준하게 추진한 결과 비교적 짧은 기간에 만족할만한 밸류업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컨소시엄은 해성티피씨의 증시 입성 이후에도 일정 기간 지분을 보유하며 상장 초기 주가 안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티피씨는 상장 후 최대 1년 6개월동안 보유 지분 60%를 매매하지 않기로 했다. TS인베스트먼트도 지분을1년간 의무 보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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