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 리포트]손일호 경창산업 회장, 이사회에 아들 들인다'오너 3세' 손태훈 과장 중심 후계구도 확정, 경영 참여 '본격화'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08 10:54:3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사 경창산업이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손일호 회장의 아들 손태훈 과장을 사내이사에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오너 3세' 손 과장이 이번 이사회 합류를 기점 삼아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할 지 주목된다.이를 두고 손 회장이 아들 중심의 후계구도를 명확히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동생 손덕수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예상됐던 시나리오대로 승계의 방향이 잡힌 모양새다. 다만 손 회장이 아직 건재하고 손 과장 역시 20대 후반으로 젊어 승계가 시작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창산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오는 30일 대구광역시 달서구 월암동 본사 회의실에서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부의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해당 의안들은 이사회 의장인 손 회장을 포함해 출석 이사 전원(5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사내이사 후보에는 손일호 회장과 손태훈 과장, 권영국 기술영업실장 등 3명이 올랐다. 손 회장만 재선임이고 나머지 두 사람은 신규 선임이다. 손 과장은 손 회장의 아들로 미국 브랜다이스대에서 경영학과 동아시아학을 공부한 뒤 현재 국내영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수업을 받으며 업무를 익히고 있는 중이다.
현재 지분구도를 고려할 때 특이사항이 없는 한 이사 선임안은 통과가 기정사실화된다. 최대주주인 손 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지분 49.62%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안건을 주총에 올리기로 한 이상 처리에는 별다른 장애물이 없다는 의미다. 손 과장의 이사회 합류는 이번이 처음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현재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3인 등 '7인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사내이사로 활동해온 정재덕 상무는 회사를 떠나면서 이사직도 내려놓는다. 회사 정관상 이사회는 이사 3명 이상, 이사 총수 4분의1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면 문제가 없다.
이번 주총은 손 회장이 아들 손 과장을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알리는 효과가 있다. 지분율 등을 고려할 때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지만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공식화한다는 건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창업주 손기창 명예회장의 아들로 '오너 2세'인 손 회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큰딸 손지영씨는 회사 업무에 일절 참여하지 않고 있다.
손 과장으로의 후계구도는 지난해 작은 아버지인 손덕수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굳어졌다고 볼 수 있다. 형(손 회장)과 함께 경창산업에서 30년 넘게 근무해 온 손 부회장은 작년 3월 사내이사에서 사임한 뒤 회사를 떠났다. 사실상 조카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특수관계인들은 지분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손 회장의 부모와 자식, 아내, 조카, 외손자 등 가족 12명이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지분율이 대부분 5% 미만이다. 개인 기준으로 손 회장(17.85%)이 가장 높고 손 과장(5.99%), 손 명예회장(3.34%), 아내 손영해씨(2.91%) 순이다. 딸 지영씨는 0.05% 수준이다.
사실 손 과장도 2019년 8월까지는 보유주식이 63만774주(1.76%)에 불과했다. 하지만 같은해 9월9일부터 18일까지 6영업일 연속으로 151만4891주를 매입해 지금에 이르렀다. 당시 배당금 등 자기자금과 대구은행에 부동산을 맡기고 빌린 돈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주식을 샀다. 후계구도를 염두에 두고 지분율을 끌어올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손 과장은 계열사인 위드텍과 대경에이에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창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대경에이에스에서는 지분 47%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위드텍 역시 누나 지영씨(33.33%)와 함께 공동 최대주주다. 계열사를 통한 지분 확보는 추후 손 과장이 경창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다만 후계구도가 잡혔을 뿐 본격적으로 승계가 시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1953년생(69세)인 손 회장이 여전히 활발하게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는데다 손 과장도 1994년생으로(28세) 아직 회사를 물려받기엔 젊은 편에 속한다는 이유다.
이제 막 회사 경영에 발을 들이는 단계로 보는 게 더 맞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배력 이양으로 볼 수 있는 지분 승계 역시 아직은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창산업 관계자는 "손 과장이 이사회에 들어오지만 아직은 업무를 배우고 있는 입장"이라며 "승계를 위한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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