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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한화운용, BIG5 중 반대비율 가장 낮았다②3년 연속 반대율 4%대…사외이사 독립성 결여엔 '엄격'

김진현 기자공개 2021-04-01 12:35:52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0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자산운용은 투자 대상 기업이 내놓은 주주총회 의안에 대해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다. 국내 상위 5개 종합자산운용사 중에서 반대율이 가장 낮았다.

자체 의결권 분석 기구를 꾸려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반대표를 행사하는 데는 소극적인 편이었다.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을 압박하거나 관여활동을 펼친 사례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위 5개사 중에서 의결권 행사 대상 법인 수도 가장 적었다. 지난해 한화자산운용이 의결권을 행사한 법인은 54곳이다. 심지어 주식형펀드 운용 규모가 더 작은 회사보다도 의결권 행사 대상 법인이 적었다.

◇ 의결권행사 공시대상 법인 감소, 소극적 의결권 행사

더벨이 지난해(2019년 4월~2020년 3월) 한화자산운용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 54개 투자기업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392개 의안에 대해 찬성, 반대, 중립 의견을 표했다. 1개 의안에 대해선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한화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 대상 법인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첫해보다 줄었다. 한화자산운용은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82곳을 대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했었다. 2018년 7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전 의결권을 행사했던 법인 5곳을 제외하더라도 도입 이후 77개 법인을 대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던 셈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의결권 행사 대상 법인이 줄어든 건 주식형펀드 설정액 규모가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말까지 한화자산운용 주식형펀드 운용 규모는 4조원대였으나 지난해 3월까지 3조 5000억원대로 펀드 설정액 규모가 줄었다.

업계에서는 한화자산운용이 의결권행사 공시대상 법인을 최소로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펀드 외형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의결권 행사 대상 법인이 줄순 있지만 운용 규모에 비해서 의결권 대상 기업이 적다고 말한다.

자본시장법상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자산총액의 5% 이상, 100억원 이상 투자한 기업에 대해선 의결권행사 내역을 공시하도록 돼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해당 기준에 따라 의결권 행사 대상 법인 수를 최소로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운용사들은 해당 기준에 따라 공시하되 그 외에도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기업이라면 의결권을 행사하고 이를 공시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의결권 행사 대상 법인 범위를 좁게 잡고 있다는 점은 타 운용사와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다. 지난해 3월 기준 주식형펀드 AUM이 2조 5667억원인 NH아문디자산운용은 법인 80곳을 대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공시했다.

주식형 자산 규모가 적은 NH아문디자산운용이 공시한 의결권 행사대상 법인이 더 많았다. 지난해 3월말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3조 5982억원이었다.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1조원정도 더 많은 신영자산운용이 72개 법인을 대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공시했던 점을 감안했을 때도 한화자산운용이 최소 대상 법인에 대해서만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짐작해볼 수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 자금 및 연기금 자금에 대해선 의결권을 자신들이 행사하고 있지 않아 표면적으론 적은 수의 기업에 대해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처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투자대상 기업 150곳에 대해 의결권 분석을 했고 그 결과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예스맨' 한화운용 반대율 4%대…사외이사 독립성 결격은 'NO'

한화자산운용은 주주총회에 올라온 의안 대부분에 찬성표를 던졌다. 2018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의결권 반대율은 줄곧 4%대에 머물고 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기관투자가의 평균 반대율은 5.5%였다.

일반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기관투자가 반대율은 높아지는 추이다. 한화자산운용 반대율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전과 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직전인 2018년초(2017년 4월~2018년 3월) 의결권 행사 결과를 살펴보면 당시 354개 의안 중 17개 의안을 반대해 반대율은 4.8%였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인 2019년초(2018년 4월~2019년 3월) 한화자산운용은 543개 의안 중 24개 의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율은 4.42%였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전보다 반대율이 줄어들었다. 이듬해(2019년 4월~2020년 3월)에는 총 393개 의안 중 18개 의안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반대율은 4.58%로 직전 연도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다고 해서 무조건 반대표를 행사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한화자산운용의 의결권 반대율은 상대적으로 타 운용사와 비교할 때도 저조한 편이다. 국내 종합자산운용사 중 주식형펀드 규모 상위 6개사를 비교해보더라도 한화자산운용의 반대율이 유독 낮은 점을 알 수 있다.

반대율이 가장 높았던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8.76%였다. 뒤이어 NH아문디자산운용 6.21%, KB자산운용 6.05%순으로 반대율이 나타났다. 반대율이 낮은 편인 한국투자자산운용도 4.95%로 한화자산운용보다는 높았다.

*주식형펀드 AUM 2020년 3월말 기준 / 의결권 행사 내역 2019년 4월~2020년 3월 기준

한화자산운용은 기본적으로 투자대상 기업을 스크리닝해서 투자하기 때문에 반대율이 낮은 편이란 입장을 내놨다. 투자 대상 기업을 선별할 때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급이 자체 기준에 미달하면 투자하지 않고 있어 의결권 행사 대상 법인 의안에 대부분 찬성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ESG 지표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한 이후 회사의 행보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경우에 반대 의견을 표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부분 자산운용사가 투자 대상 기업을 고를 때 스크리닝을 해서 투자하기 때문에 ESG 지표가 우수한 법인에 투자했다고 해서 반대율이 낮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해 반대표를 던졌던 의안은 대부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을 위한 후보자 추천 내용이었다. 지난해 반대표를 던졌던 18개 의안 중 일진다이아의 정관 일부 변경 의안과 롯데케미칼의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에 대한 의안을 제외하면 모두 이사회 구성원 선임과 관련한 건이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사외이사와 감사는 회사의 이사회 활동을 견제하기 위해 선임하는 만큼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대표를 던진 의안들은 대부분 '독립성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셀트리온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게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은 2020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김원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선임하는 의안을 올렸으나 이를 반대했다. 셀트리온이 삼성서울병원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등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왔기 때문에 독립적인 선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셀트리온이 유대현 한양대학교 류머티즘병원 원장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려는 의안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유대현 교수팀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셀트리온의 생산의약품인 램시마SC를 투여했을 때 임상결과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업무적으로 이해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은 같은 의안에 대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에 인색한 한화자산운용이 상대적으로 사외이사 독립성에 대해 선 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밖에 한화자산운용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쌍용양회, KT 등 회사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독립성 부족을 이유로 들어 반대표를 던졌다. 큐리언트의 비상근감사 선임 의안과 일진다이아의 상근감사 선임 의안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경영진에 문제가 있거나 이슈가 있는 회사에 대해선 투자를 안하는 기조를 갖고 있다"며 "이슈가 있더라도 투자 대상 회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개선을 유도하는 편이라 답변이 납득되지 않는 경우에만 반대 의견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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