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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KCC]대표이사 오너, 이사회의장 겸직…선임 사외이사 역할 주목①정관 변경 않고도 분리 가능…관건은 정몽진 회장 의지

이우찬 기자공개 2021-04-22 12: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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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0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이달 초 ESG 2차 등급조정에서 KCC의 지배구조 등급을 'B'에서 'C'로 하향 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 자료 누락행위에 대해 정몽진 대표이사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게 쟁점이었다.

KCGS에 따르면 'C'는 ESG 관리체계, 위험 수준 '취약'에 해당한다. 전체 7개 등급 중 하위 2번째로, KCGS는 'C' 등급을 비재무적 리스크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크다고 규정하고 있다. KCC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지배구조(G)부문 평가에서 'B', 'C' 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KCGS는 지배구조부문을 평가할 때 오너 리스크뿐만 아니라 이사회, 감사기구 등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KCC 이사회의 경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KCC 이사회는 정몽진 대표이사 회장, 민병삼 대표이사 사장, 박성완 수석부사장, 정재훈 관리본부장 등 4명의 사내이사와 김희천·신동렬·윤석화·한무근·장성완 이사 등 5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정 회장이 겸직하고 있다. KCGS 등 외부 평정기관들은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을 이사회 독립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평가한다.

KCGS 관계자는 "대규모 공개기업의 경우 이사회를 대표하는 이사회의장은 경영진을 대표하는 이사와 분리해 선임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KCGS는 대규모 기업을 자산규모 1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KCC의 지난해 자산총계는 약 12조원이다.

KCGS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의 독립성과 ESG 성과는 정(+)의 관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사회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면 이사회 독립성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효과 모두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오너인 정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효성그룹의 조현준 회장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조 회장은 2017년 효성그룹 회장 취임 후 이사회 독립성·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를 단행했다. 효성그룹 지주사인 ㈜효성 이사회는 2018년부터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다.

㈜효성 정관을 보면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소집권자로 하는데, 이사회는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소집권자다. 조 회장의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분리 의지 없이는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 분리는 어려운 일이었다.

KCC의 이사회 의장 관련 정관도 ㈜효성과 같다. KCC의 정관 36조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맡을 수 있는 구조다. 정 회장의 대표이사, 이시회 의장 분리 의지가 있다면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 또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다.

KCC는 선임(先任) 사외이사를 선임해 대표이사 감독을 강화하는 쪽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2019년 5월 이사회 결의로 '이사회 운영규정'을 만든 게 근거가 됐다.

KCC는 지난해 6월 발간한 2019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이사회 투명성과 독립성을 높이고자 경영진의 업무수행을 감독하고 사외이사진과 경영진 간 소통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임 사외이사를 선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사외이사 중에서는 김희천 이사가 선임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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